[추천 영화] 카르페 디엠! ‘죽은 시인의 사회’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감독: 피터 위어
출연: 로빈 윌리엄스, 에단 호크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2시간 9분
개봉: 1990년 5월 19일 / 재개봉: 2016년 8월 17일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KOFIC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 오 캡틴, 마이 캡틴


KOFIC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전통과 엄격한 규율을 교훈(校訓)으로 내세운 기숙 학교 ‘웰튼 아카데미’에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교육관을 가진 ‘존 키팅’ 선생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영화 속 명장면, 명대사를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작품으로, 3년 전 세상을 떠난 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기억하는 분들도 많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89년 당시, 스무살의 나이로 출연한 에단 호크(토드 앤더슨 역)의 앳된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보통 원작 도서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가 많은 반면, 이 영화는 개봉 후 소설로 재탄생했다. 작년엔 재개봉 영화의 홍수 속에서 재개봉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영화가 개봉한 지 30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있는 ‘죽은 시인의 사회’. 이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뭘까?

(*아래에는 영화의 일부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카르페 디엠’, 죽음을 생각하다
 


KOFIC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영화를 보면 장면 하나하나, 인물들의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에 남는다. 그 이유는 마치 군대 생활처럼 억압적인 규율 속에 살아야 하는 웰튼 아카데미의 학생들과, 그런 학생들이 좀 더 자유로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정적인 교육을 펼치는 키팅 선생에게 감정이입 했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와 닿을 수도 있다. 혹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키팅 선생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여전히 강한 힘을 지니고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 영화를 통해 가장 유명해진 말은 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다. 첫 수업부터 휘파람을 불며 나타나 학생들을 다짜고짜 바깥으로 이끄는 키팅 선생. 자신도 이곳 ‘헬튼(지옥(Hell)과 웰튼(Wellton)을 합친 자조적인 말. 비슷한 말로 ‘헬조선’이 있다)’ 출신이라며 능청을 부린 그는, 아이들에게 이미 오래 전 유명을 달리한 선배들의 사진 앞에서 ‘카르페 디엠’에 대해 이야기한다.

흔히 ‘현재를 즐겨라(Seize the day)’라고 번역하는 이 라틴어에 대해 얘기하면서 키팅은 로버트 헤릭(Robert Herrick)의 시를 인용하는데,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시간은 흘러 오늘 핀 꽃이 내일이면 질 것’이니 우리는 내일 아닌 오늘을 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 그 누구도 예외는 없다. 그러니 단 한 번 사는 인생이라면, 가능한 한 특별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모든 수업은 시험과 성적으로 귀결된다고 배워온 웰튼 아카데미의 학생들은 첫 수업부터 죽음과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키팅의 교육에서 새롭고 묘한 감정을 느낀다.

# 권위주의에 도전하다


KOFIC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또 하나의 장면. 갑자기 교단을 밟고 올라선 키팅 선생은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본다”는 것을 체험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아이들을 한 명씩 교단 위에 올라서게 한다. 그리고는 이렇게 외친다.

“어떤 사실을 안다고 생각할 땐 그것을 다른 시각에서 봐라. 틀리고 바보 같은 일이라도 시도를 해봐야 해.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생각만 고려하지 말고 너희들의 생각도 고려해보도록 해. 너희들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해. 늦게 시작할수록 찾기가 더 힘들 것이다. 과감하게 부딪혀 새로운 세계를 찾아라”

전통이라는 명목 아래, 언제나 획일적인 교육을 받아오면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했던’ 웰튼 아카데미의 학생들에게 교단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교단은 물론, 선생의 존재도, 선생이 학습 도구로 삼는 학계 권위자의 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키팅은 그런 선생의 교단을 학생들의 발 아래에 기꺼이 내어주었다. 그리고 다른 장면에서는 시(詩)의 완성도를 계량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교과서를 “쓰레기”라고 표현하면서 과감히 찢어버리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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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키팅은 스스로의 권위를 내려놓는 파격적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키우고,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하는 자유로운 사색가(Free thinker)가 되길 원했다. 질문하고 도전하고 자신만의 시를 쓰는 삶. 키팅 선생의 이런 가르침 아래 학생들은 조금씩 변해간다. 소문난 우등생인 형의 그림자에서 허우적거리던 토드는 차츰 용기를 낸다. 누구보다 자유롭길 바랐던 찰리는 시와 낭만에 매료되고, 녹스는 진정한 사랑을 꿈꾼다.

# ‘한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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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사람, 키팅을 누구보다 믿고 따르며 ‘죽은 시인의 사회’의 모임을 주도하는 닐은 키팅의 수업을 듣고 연극배우의 꿈을 꾼다. 그 덕분에 배우 오디션도 보고 주요 배역도 따낸다. 하지만 독재자 같은 아버지로부터 의사의 꿈을 강요당하는 처지여서 아버지에겐 그 사실을 차마 말하지 못한다.

익살꾼 키팅에 대사를 빌리면 모두들 “치과에 가는 것처럼 셰익스피어를 싫어하지만”, 그럼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연기하는 것을 선택한 닐은 연극 ‘한여름 밤의 꿈’에서 장난꾸러기 요정 ‘퍽’ 역할을 맡게 된다. 아버지의 강요로 연극배우가 아닌 의사의 길을 가야만 하는 그가, 아버지의 강요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해야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한여름 밤의 꿈’에 출연한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무대에서 연기를 퍽 잘했던 닐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지만, 아버지에게만은 인정을 받지 못한다. 학교를 자퇴시키고 아들을 사관학교로 전학보내려는 초강수를 둔 닐의 아버지는, 닐의 말을 한 마디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 아버지에게 닐이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은 “아무것도 아녜요(Nothing)”였고, 가정 안에서 자신의 무가치함을 느낀 닐은 못다핀 꽃 한 송이 떨어지듯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닐이 주축이 됐던 ‘죽은 시인의 사회’ 모임은 와해되고, 학교는 키팅 선생을 이 사건의 희생양으로 삼아 학교에서 내쫓는다.

# 시대를 뛰어넘은 키팅 선생의 말
 


KOFIC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959년이다. 여성과 흑인의 입학은 불가능했던 기숙 학교에서 졸업생의 75%가 아이비리그로 진학해 소위 탄탄대로를 걷던 시절. 우리나라로 치면 K고에서 SKY대에 진학하는 이야기쯤 될까.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한 것은 1990년이고 그로부터 27년이 지났다.

연극이 열리기 전날, 고민 상담을 하러 찾아온 닐이 선생님의 방은 좁다고 말하자 키팅은 “세속적인 것에 신경을 쓰면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고 들어서”라고 망설임없이 대답한다. 영화 속 키팅은 말만 앞서는 선생은 아니었다. 언제나 학생을 위해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을 생각했고, 가르침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물었다. 키팅이 영화 속에서 보여준 말과 행동은 영화가 개봉한 뒤 27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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