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영화] ‘지금 이 순간’ 떠나는 모험 애니메이션 ‘업(Up)’

영화 ‘업(Up)’

감독: 피트 닥터, 밥 피터슨
장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드라마
상영시간: 1시간 41분
개봉: 2009년 7월 29일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공

가족의 달 5월, 집안 식구들이 모여 볼 수 있는 컨텐츠로 보는 재미도 있고 감동과 교훈도 함께 얻는 애니메이션만큼 좋은 게 없다. 그것도 믿고 보는 픽사(Pixar)의 애니메이션이라면 더더욱. 오늘 소개할 영화는 까칠한 할아버지와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의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업(Up)’이다.

#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면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공

지나가 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던 건, 이 노래 ‘풍선’을 부른 그룹 다섯손가락뿐만은 아닐 것 같다. 필자도, 이 글을 보고 있는 독자 분들도, 그리고 ‘업’을 만든 감독 피트 닥터와 밥 피터슨도 언젠가 풍선을 타고 떠나는 모험을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창의력 대장’ 픽사의 사람들은 동심 그 자체인 풍선을 수천⋅수만 개 매달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놀라운 영화 한 편을 만들어냈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공

어린 시절, 함께 ‘파라다이스 폭포’를 모험하는 꿈을 꾸던 ‘칼’과 ‘엘리’는 부부의 연을 맺는다. 모진 비바람도, 속절없는 시간의 흐름도 찰떡같은 금슬로 견뎌내던 중에 부인 엘리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다. 혼자가 된 칼은 남은 여생 동안 엘리와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집을 지키며 살려 하지만, 재개발 열풍이 불어닥친 동네에서는 그저 성미가 고약한 구박데기 취급을 받는다. 삶에 미련이 없던 칼은 굴뚝에 수만 개의 풍선을 달고 그토록 꿈꾸던 모험을 떠난다.

홀로 떠나는 여행인줄 알았건만, 경로 봉사활동 배지(badge)를 받으려던 동네 꼬마아이 ‘러셀’이 합류한다. 뜻하지 않게 여행의 동반자가 된 두 사람은 풍선이 달린 집을 비행선 삼아 남아메리카를 향해 간다. 거친 폭풍우를 지나고, 꿈에 그리던 파라다이스 폭포를 마주한 두 사람은 그곳에서 어린 시절 칼의 롤모델이었던 전설적인 탐험가 ‘찰스 먼츠’를 만나게 되는데…

# 믿고 보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공

디즈니, 드림웍스, 일루미네이션 등 할리우드엔 내로라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만큼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그것도 이렇게 꾸준히 내놓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는 드물다. 2006년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한 이후에도 픽사는 ‘월-E’, ‘토이 스토리 3’, ‘인사이드 아웃’ 등 걸작을 연달아 제작해 저력을 과시했다. (최근 국내에서는 픽사의 30주년을 기념해 특별 전시회가 열렸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중 어떤 작품을 최고로 꼽을 것인지는 관객의 몫이므로 여기서 논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여러 작품 중에서 필자의 눈에 들어온 건 상상을 영화로 옮긴 애니메이션 ‘업’이다. ‘업’은 ‘몬스터 주식회사’의 공동 감독이자 ‘인사이드 아웃’의 연출자인 피트 닥터와, ‘토이 스토리’부터 픽사의 여러 작품 제작에 참여해온 밥 피터슨이 공동 연출을 맡은 애니메이션이다. 아무래도 실사 영화보다는 평가에 있어 주목도가 떨어질 수 있는 애니메이션임에도 유수 시상식에서 각본, 음악 부문에서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고,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되었다.

집에 풍선을 매달고 모험을 떠난다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간과 삶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업’은 특히 “픽사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장면”으로 두고두고 회자되는 역대급 오프닝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부부의 신혼기부터 노년까지의 삶을 약 4분 동안 압축해 보여주면서 시작하자마자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 ‘업’의 오프닝 장면

# 모험의 정신(Spirit of Adventure)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공

뭉클한 오프닝이 지나가면 홀로 남아 점차 괴팍한 할아버지로 변했지만 자신만의 삶을 꾸려 가는 주인공 칼을 만나게 된다. 성치 않은 허리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보조기를 만들기도 하고, 집 주변으로 온통 새 건물 공사가 한창이어도 독야청청 자신의 집을 지킨다. 하지만 건설 현장 인부들과의 갈등이 깊어지자 칼은 과감히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집에 형형색색의 풍선 수만 개를 묶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이 장면은 필자 개인적으로 오프닝만큼이나 경이롭게 느껴진다.

앞서 말했듯, 집을 타고 떠난 칼은 어린 러셀과 함께 남아메리카를 여행한다. 탐험가를 동경하던 어린 시절의 칼이나 엘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러셀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에 가깝다. 새로운 것에 두려움이 없고, 뛰어난 순발력에다 준비성은 얼마나 철저한지, 비상용 초콜릿부터 탐사용 GPS까지 러셀의 배낭엔 없는 게 없다. 게다가 친화력도 좋아서 말하는 개 ‘더그’와 거대한 희귀새 ‘케빈’과도 금방 친해진다.

이런 러셀 덕분에 친화력 빵점인 칼도 더그, 케빈과 함께 어울리며 파라다이스 폭포에 근접하게 되지만 두 사람은 탐험가 찰스 먼츠를 만나며 새로운 난관에 봉착한다. 과거의 위대한 탐험가였던 찰스 먼츠가 이제는 수많은 개를 거느리고 희귀새를 찾아서 자신의 명예를 되찾는 일에 혈안이 되어 칼과 러셀 일행을 공격하게 된 것이다. 한때 자신의 우상이었던 탐험가 찰스의 공격을 받자 허무함을 느낀 칼은 집보다 러셀과 더그, 케빈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 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지금, 여기, 그리고 우리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공

캐릭터와 이야기 만드는 과정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픽사의 작품답게 ‘업’의 줄거리는 이렇듯 드라마틱하다. 이 영화로 생애 첫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의 기쁨을 누린 마이클 지아치노의 음악이 보는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픽사의 작품 최초로 악당(찰스 먼츠)이 사망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상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실추된 명예로 인해 ‘탐험’이 아닌 ‘탐욕’에 물들어 사람들을 공격하고, 스스로의 전리품들을 부수기까지 하는 찰스의 모습은 주인공 칼에게 충격 그 자체로 다가온다. 아내 엘리와의 추억이 담긴 집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겼던 칼이지만, 찰스의 추악한 모습과 찰스 때문에 위기에 처한 러셀⋅더그⋅케빈을 보면서 점차 집에 집착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 칼은 자신이 가진 지팡이와 틀니를 방어 수단으로 삼고, 러셀과 친구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위해 엘리와의 추억이 깃든 집을 과감히 떠나 보내고 조금 더 자유로워진다. 영화 속에서 더그가 던지는 농담처럼 ‘다람쥐는 도토리가 없어서 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공

극중 찰스의 말마따나 모험의 정신은 ‘저 바깥’(“Adventure is out there”)에 있을 수도 있지만, 밖에 나가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만이 모험은 아니다. 지금 여기에서 매일 펼쳐지는 우리의 일상 또한 모험이다. ‘업’을 연출한 감독 피트 닥터의 말처럼 말이다.

“칼은 아내와 함께 꿈꾸던 여행은 떠난 적이 없지만, 이 일을 통해 인생 최대의 모험을 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삶을 정말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매일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들이다. 그런 게 인생이다” 

관련 키워드 : #추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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