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여친을 자랑하는 남친..."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로비 트립(26). 그는 아내 사라(25)밖에 모르는 사랑꾼입니다. 평소 아내와 찍은 다정한 포즈의 사진들을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 올리는 평범한 20대입니다.
로비 트립 인스타그램
그런 그가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지난달 말 그가 SNS에 무심코 올린 사진과 글 때문입니다.
그는 아내 사라와 마주보며 행복하게 미소짓고 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각각 올렸습니다. 이런 글과 함께.
로비 트립 인스타그램
“나는 이 여자를 사랑한다. 그녀의 굴곡진 몸매까지도. 나에게 이 여자만큼 섹시한 사람은 없다. 통통한 허벅지, 커다란 엉덩이, 그리고 귀여운 옆구리살… 그녀의 몸매와 사이즈는 코스모폴리탄 표지에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내 인생과 마음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남성 여러분, 사회가 당신에게 어떤 여성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라. 현실 속 여성은 AV 여배우도 비키니를 입은 마네킹도, 영화배우도 아니다.”
“여성 여러분,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어떤 틀 속에 끼워 맞추려 하지 말아라. 내가 사라를 사랑하듯 당신의 모습 그대로 사랑해줄 사람이 반드시 나타난다.”
로비의 글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었다는 평가와 함께, 그를 상찬하는 댓글들이 인스타그램에 달렸죠. 현재 이 글에는 3만80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미국판 허핑턴포스트는 “반드시 보고 읽어야 할 게시물”로 로비의 글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로비 트립 인스타그램
미국에서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체형을 인정하는 ‘Body Positive’ 운동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나 패션업계가 그간 만들어온 이상적인 체형(키 크고 날씬한 몸매)만을 지향하지 않고, 어떤 체형이라도 개성과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가 사회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로비 트립 인스타그램
각종 패션쇼에 빅사이즈 모델들이 비키니 모델로 기용되는 경우가 그 사례입니다. 로비의 글도 이런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메시지로 여겨졌습니다. 이에 인스타그램 유저들은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트위터는 달랐습니다. 그의 위선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비판하는 글들이 쇄도했습니다.
로비 트립 인스타그램
“남성 페미니스트들 가운데 가장 짜증나는 사람들이 바로 뚱뚱한 여성을 사랑하는 걸 무슨 혁명이라도 되는 줄 아는 남자다.”
로비 트립 인스타그램
“뚱뚱한 나와 사귀는 걸 용감하게 여기거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남자들은 딱 질색!”.
“내 여자친구가 훨씬 더 뚱뚱한데,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 나는 뭐냐” 는 비아냥거리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위터 유저들의 비판적인 반응을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통통한 체형의 여성과 사귀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닌데도, 로비의 글은 이를 특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아내를 사랑하는 로비를 용기있고 훌륭한 남성이라고 칭찬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그의 평범한 여성(AV 여배우도 비키니를 입은 마네킹도, 영화속 등장인물도 아닌)에 대한 인식과남성과 여성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역시 ‘보디 포지티브’ 운동이나 대중들에게 그다지 울림을 주지 못했다.”
로비 트립 인스타그램
로비는 이런 비판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내 글을 비판하는 사람은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는 남성을 비판하는 것이다. 또 매력적으로 보이는 아내에게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남성을 비판하는 것”이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서 180도 다른 반응이 나타난 이번 사건. 체형과 외모를 놓고 “있는 그대로가 아름답다”는 메시지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복잡한 감정이 드러난 것은 아닐까요.
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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