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가 피크를 지나면서 응급피임약을 찾는 커플이 많다. 원하지 않는 임신은 남녀 모두 악몽이기 때문이다. 응급피임약에 대해 꼭 알아야할 5가지를 간추려 소개한다.
1. 일단 안심하라. 생각보다 임신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대개 72시간 이내 복용하면 75% 피임 성공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이 응급피임약을 먹어도 25%가 임신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피임 성공률이란 응급피임약을 먹지 않은 사람과 비교할 때 피임 확률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다.
2. 그러나 100%는 아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응급피임약을 먹어도 1,000명 가운데 20명은 임신할 수 있다. 응급피임약 복용 후 2주 이상 생리가 지연된다면 임신여부를 테스트해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확률을 높이려면 섹스 후 가능하면 빨리 먹어야 한다. 식후 30분 등 일반적 원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무엇을 언제 먹었던 식사와 상관없이 빨리 먹는 게 중요하다. 피임 성공률이 12시간 이내 복용은 95%로 높지만 사흘만 경과해도 58%로 떨어진다. 만일 하루 이내 먹었다면 95%이므로 1,000명중 80명 자연임신 확률을 1,000명중 4명 임신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3. 120시간 효능이 입증된 응급피임약도 있다.
대개 노레보원정(성분명 레브노게스트렐) 등 응급피임약은 72시간 이내 사용을 권한다. 그러나 최근 성분이 다른 엘라원(성분명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이란 제품도 나왔으니 참고하자. 120시간까지 피임을 낮추는 효능이 입증됐다. 대체로 엘라원의 피임 성공률이 노레보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라원은 체중이 많은 여성에게도 유리하다. 제한적이긴 하나 노레보의 경우 75kg 이상 체중의 여성에서 피임효과가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엘라원이 노레보보다 의학적으로 장점이 많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가격이 비싸다. 노레보가 1정 1만8천원이라면 엘라원은 1정 2만2천원이다. 기분장애처럼 주목할 만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엘라원의 흠이다. 우울증이 심한 여성이라면 엘라원으로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래는 성 관계 후 시간에 따른 피임약 별 피임효과를 나타낸 그래프이다.
4. 비상시 응급실이나 다른 진료과목을 찾아도 된다
게다가 응급피임약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는 게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만일 행락지에서 산부인과를 찾는 게 여의치 않다면 다른 진료과목도 좋다. 내과나 가정의학과 의사도 처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일 72시간이 지나 피임 성공률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데 야간이나 주말이라 병원 외래를 이용할 수 없다면 응급실을 찾는 비상수단도 있다. 그러나 응급실은 가능하면 권하고 싶지 않다. 다른 생명이 경각에 달린 응급환자들이 많을 수 있을뿐더러 비용도 9만원~20만원까지 병원마다 다르지만 꽤 많은 응급실 이용료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5. 부작용을 알아두자
노레보든 엘라원이든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토다. 절반 가까이에서 나타난다. 이들 약을 먹은지 3시간 이내 토했다면 확실한 피임을 위해 한 알을 더 먹어야한다. 부정출혈도 흔하게 나타난다. 부정출혈이란 생리날이 아닌데 피가 나오는 경우다. 개인차가 심하지만 대부분 2일-7일 사이 패드에 살짝 묻어나오는 점상출혈의 형태를 보인다. 간혹 패드를 적실 정도로 출혈이 올 수도 있다. 정상적 생리혈이 어둡고 응어리진 경우가 많은데 비해 부정출혈은 핑크색이나 연한 갈색을 띠는 경우가 많다. 부정출혈 이외 생리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예정일보다 일주일 가까이 빠르거나 늦어지는 경우다. 이들 모두 응급피임약을 먹고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가벼운 부작용이니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부정출혈이 있었다고 해서 임신이 안 되었다는 것은 아니란 것이다. 부정출혈은 절대 피임의 지표가 아니다. 부정출혈은 단지 약물 부작용 중 하나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부정출혈이 없다고 임신이 된 것도 아니다. 임신 여부는 정상적 생리가 되느냐 여부로 판단하며 관계일로부터 2주 후 소변을 이용한 임신 테스트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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