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 스마트워치인 ‘닷워치’.
이미지 보정해 또렷한 모습 보여줘
5000시간 독화술 배운 AI 프로그램
입술 모양 읽어 무슨 말 하는지 맞혀
입는 로봇, 전신 마비 환자 동작 도와
손목 장치로 파킨슨병 앓아도 글씨 써
IT기술, 장애인 삶에 적용 되려면
제품 개발 지원, 의보 적용 등 필요
황반변성 환자의 시야가 시각 보조 앱 ‘릴루미노’를 통해 교정된 모습.
기존에도 이런 효과를 내는 시각 보조 기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1000만원이 넘어 웬만한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릴루미노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휴대성이 높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장애. 가로막히고(障) 거리낀다(礙)는 뜻의 글자가 조합된 단어다.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기술(IT)이 장애인의 앞을 가로막은 걸림돌을 치워 주고 있다.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기술이 지금 속도로 발전하면 조만간 장애가 무의미한 시대가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각 AI(Seeing AI)’는 사람 얼굴을 보고 나이와 성별, 표정을 분석해 전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한 ‘시각 인공지능(Seeing AI)’ 기술이 대표적이다. 일곱 살 때 시력을 잃은 이 회사의 개발자 사킵 사이크가 개발에 참여했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인식한 이미지를 음성으로 설명해 준다. 프로그램에 연동된 선글라스를 끼고 주변 환경을 촬영하면 “모자 쓴 사람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지나가요” “여자 아이가 주황색 원반을 던지네요” 같이 장면을 묘사한다. 사람의 얼굴을 찍으면 “40살의 남자인데 놀란 표정이에요”처럼 나이와 성별, 표정 정보를 전달한다. 메뉴판을 찍은 뒤 “어떤 음식이 있느냐”고 물으면 “샐러드·파니니·파스타가 있다”고 설명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각 AI(Seeing AI)’는 사람 얼굴을 보고 나이와 성별, 표정을 분석해 전달한다.
음성인식 기술도 장애인의 삶을 크게 바꿔 놓고 있다. 소리 정보가 쉽게 문자로 전환돼 청각장애인들이 훨씬 더 풍부한 정보를 접하게 된 건 물론이다. 음성인식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시스템 등은 지체장애인들이 굳이 움직이지 않아도 조명을 끄고 가전을 작동시킬 수 있게 돕는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IT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특히 로봇 공학의 발달은 전신마비 환자에게 획기적인 소식이다.
대표적인 기술은 웨어러블 로봇이다. ‘입는 로봇’이라는 뜻의 웨어러블 로봇은 안전벨트 등으로 신체를 감싼다. 로봇이 지탱해 주는 덕에 사람은 평소의 근력보다 훨씬 큰 힘을 내거나 로봇에만 의존해 움직일 수도 있게 된다.
마비 환자의 움직임을 돕는 웨어러블 로봇 ‘엑소’.
서진호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사업단장은 “기술만 놓고 보자면 5년 안에 전신마비 환자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웨어러블 로봇이 발전할 것”이라며 “관건은 기술이 시장에 급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경제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 환자의 손떨림을 완화시켜 주는 ‘엠마워치’.
휠체어용 전동키트 ‘토도드라이브’를 장착하는 모습.
이런 IT 기술의 발달이 장애인의 삶에 직접 적용되려면 정부와 금융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다.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협동조합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은 “많은 장애인이 ‘IT 기술 덕에 삶의 질이 나날이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기술이 더 빨리 장애인의 실생활에 적용되려면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한 금융 지원, 관련 제품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과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 BOX] 뇌·컴퓨터 연결 기술 완성 땐 소리 못 들어도 뇌파로 소통
정보기술(IT) 업계는 뇌 과학이 궁극적으로 발전해 뇌와 컴퓨터가 연결되면 청각 장애도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굳이 소리를 내지 않고도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얘기다.
올 4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페이스북 연례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된 ‘빌딩8’ 연구가 대표적이다. ‘침묵의 언어 인터페이스’로도 불리는 이 연구는 뇌와 컴퓨터를 바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출발했다. 발표를 맡은 ‘빌딩8’팀의 레지나 듀건은 “이미 뇌파를 통해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며 “이 기술이 완성된다면 장애도 언어의 장벽도 허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60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빌딩8 프로젝트는 뇌파를 통해 분당 100단어를 컴퓨터에 입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와 컴퓨터의 직접 연결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는 일론 머스크의 새 회사 ‘뉴럴링크’의 목표와 같다. 뉴럴링크는 인간의 뇌에 액체 상태의 전자그물망을 주입한다는 개념이다. 이 그물망이 뇌세포 사이에 자리를 잡은 뒤 전기 신호를 감지해 생각을 컴퓨터에 올리고 내려받는다는 구상이다.
올 4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페이스북 연례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된 ‘빌딩8’ 연구가 대표적이다. ‘침묵의 언어 인터페이스’로도 불리는 이 연구는 뇌와 컴퓨터를 바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출발했다. 발표를 맡은 ‘빌딩8’팀의 레지나 듀건은 “이미 뇌파를 통해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이는 게 가능하다”며 “이 기술이 완성된다면 장애도 언어의 장벽도 허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60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빌딩8 프로젝트는 뇌파를 통해 분당 100단어를 컴퓨터에 입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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