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더 리스'의 토시살 스테이크.
더 리스에서 바라본 대청호.
'슈하스코' 맛집 '더 리스'
대청호 전망 즐기는 대전의 브라질 식당
천일염 대신 암염이 음식 풍미 살려
안데스 소금이 열일하네
더 리스는 복층 구조의 레스토랑이다. 가장 전망 좋은 자리에 앉고 싶다면 2층 44번 자리를 요구할 것!
하지만 분위기로만 승부하는 식당이었으면 ‘여행기자의 미모맛집’에 소개할 일은 없었을 거다. 어쨌든 맛집이라고 부르려면 맛으로 승부해야 하니 말이다. 더 리스를 꼭 가보라고 추천해준 이는 대전에서 20년 째 활동하고 있는 맛칼럼리스트 이성희씨였다. 사실 대전까지 가서 쇠고기·돼지고기 등을 꼬챙이에 꽂아 구운 슈하스코를 먹을 이유가 있나 싶었는데, 내공 있는 맛칼럼리스트가 워낙 ‘강추’하는 바람에 그의 안목을 믿고 갔다.
더 리스에서는 재료를 꼬챙이에 꿰 숯불에 굽는 브라질식 바비큐 슈하스코를 맛볼 수 있다.
숯불 열기로 후끈후끈한 더 리스 주방.
이성희씨 말인즉슨 자신도 더 리스는 ‘전망은 빼어난 식당’이라고만 생각했단다. 고기 맛은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여겼는데 요즘 들어 맛이 ‘환골탈태’해 신기할 정도란다. 호기심을 갖고 자리에 앉아 슈하스코 정식(점심 2만3000원, 저녁 2만9000원)을 주문했다.
셰프가 고기 덩어리를 통째로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익힌 슈하스코를 접시에 썰어줬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할 게 없지만, 숯불구이를 한입 맛보고는 자못 놀랐다. 잡내가 없어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고기인데도 깔끔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소시지·닭고기·돼지목살·안창살·토시살이 차례로 식탁에 올랐다. 고기 종류마다 부위마다 차이나는 풍미도 확실히 느껴졌다. 연달아 고기를 먹어도 물리지 않아 접시를 말끔히 비웠다. 마지막으로 나온 구운 파인애플로 입가심을 했다.
개업한 이래로 비슷한 재료, 같은 조리 방식을 쓰고 있다는 더 리스가 갑자기 맛을 끌어올리게 된 비결이 궁금했다. 더 리스 이성수 대표는 원재료 중에 딱 하나 소금을 바꿨다고 귀띔했다. 국산 천일염을 쓰다가 2017년 7월부터 안데스산맥에서 채취한 암염 소금으로 음식 간을 맞추고 있단다. 천일염은 염전에 바닷물을 가둬 바닷물을 증발해 얻는 소금이다. 암염은 융기한 땅에 호수처럼 고여 있던 바닷물이 수억 년에 걸쳐 말라버린 소금호수에서 채취한다.
찬으로 곁들여지는 남미식 옥수수와 감자구이.
식재료는 맛의 차이를 만든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었던 더 리스를 환골탈태하게 만든 작은 변화는 바로 '소금'.
천일염 특유의 쓴맛이 없고 달짝지근하기까지 했다. 결국 아무리 잔재주를 부려도 맛은 식재료에 달렸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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