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영화] ‘리얼 스틸’ 울버린 ‘휴 잭맨’의 로봇 복싱 영화

# 영화 ‘리얼 스틸’

감독: 숀 레비
출연: 휴 잭맨, 다코타 고요, 에반젤린 릴리, 안소니 마키
장르: 액션, 드라마, SF
상영시간: 2시간 7분
개봉: 2011년 10월 12일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맨중맨’ 휴 잭맨이 오는 3월, 영화 ‘로건’으로 돌아와 관객들과 만난다. 배우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한 후 해외 평단의 평가가 좋아 관객들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2000년 ‘엑스맨’부터 시작해 이번 ‘로건’까지 18년 동안 울버린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그였기에, 이번 영화를 끝으로 울버린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기로 했다는 그의 결정은 더욱 아쉽다. 그래서 오늘은 휴 잭맨이 주연을 맡은 영화 한 편을 소개하려 한다.

하지만 ‘울버린’ 시리즈를 소개하려는 건 아니다. 왜냐고 물으신다면, ‘엑스맨’ 시리즈는 이 지면에서 여러 번 소개한 적이 있고, 앞서 나온 두 편의 ‘울버린’ 단독 시리즈는 관객들의 ‘불호’가 많았기 때문에 부득이 다른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

그런 이유로(=필자 맘대로) 오늘은 휴 잭맨 주연의 영화 ‘리얼 스틸’을 소개한다. 아다만티움 클로를 주무기로 사용하던 울버린처럼, 금속물질과 무척이나 인연이 깊은 휴 잭맨 주연작답게 이 영화 ‘리얼 스틸’은 제목부터 강철이다. ‘트랜스포머’, ‘퍼시픽 림’에 열광하던 로봇 덕후들부터 감동적인 드라마를 즐겨 보는 가족 관객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영화 ‘리얼 스틸’을 소개한다.

# 로봇 복싱을 스포츠로 즐기는 가까운 미래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때는 바야흐로 2020년, 사람들이 로봇 복싱을 스포츠 경기처럼 일상적으로 즐기는 시대다. 전직 복서 출신으로, 이제는 로봇 복싱 프로모터로 살아가는 찰리(휴 잭맨 분)는 언젠가 터질 한방을 노리며 도박을 하듯 로봇 복싱 경기를 이어간다.

하지만 의욕만 앞선 무모한 도전으로 번번히 승부에서 지고 로봇을 잃는다. 친구는 술이요, 찾아오는 손님은 빚쟁이뿐이어서 하루하루를 도망자처럼 살아온 그에게, 어느 날 전 여자친구의 죽음을 알리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의 요구사항은 찰리와 전 여자친구 사이에 있던 11살난 아들 맥스(다코타 고요 분)의 양육권 분쟁에 참여하라는 것.

마침 자신의 복싱 로봇 ‘앰부쉬(Ambush)’를 잃고 대체 로봇을 구입할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던 찰리. 매정하게도 아들의 양육권을 원하는 맥스의 이모, 이모부에게 10만 달러를 받아 양육권을 팔아 넘기고 그 돈으로 새로운 복싱 로봇 ‘노이지 보이(Noisy boy)’를 구입한다. 그 대신 아들 맥스를 8월 말까지 찰리가 맡는 조건이었는데, ‘노이지 보이’를 구입했더니 진짜로 시끄러운 소년이 따라온 격이었다.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하지만 ‘피는 속일 수 없다’고 했던가. 시끄러운 소년 맥스는 생면부지의 아빠 찰리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았는지 로봇 복싱 경기를 좋아하고 고집불통이어서, 찰리의 유랑길을 꾸역꾸역 따라나선다. 그리고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나선 경기에서 노이지 보이를 잃고 또다시 좌절하는 찰리 대신에, 맥스는 고철 로봇 ‘아톰(Atom)’을 구해 로봇 복싱 경기에 참가하게 되는데….

# 휴 잭맨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로봇도 로봇이지만, 휴 잭맨의 강철 같은 근육 또한 시선을 잡아당기는 이 영화는 야인(野人)처럼 살던 찰리가 아빠로 성장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에 능한 울버린처럼, 극중 찰리는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삶을 살면서도 나름대로 멋도 부리고, 다음 경기를 위해 어떻게든 돈을 구하는 등 잡초 같은 생명력을 과시한다. 어쩌다 생긴 아들은 키울 생각도, 키울 능력도 없지만, 찰리는 아들의 양육권을 이용해 한몫 챙기려는 자본주의적 마인드를 발휘한다.

하지만 그런 찰리도 아들 맥스와 몇 달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서서히 변해간다. 고집 센 맥스를 보고 “누굴 닮아 고집불통이냐”는 말을 던지면서도, 햄버거가 싫다는 맥스에게 부리또를 내미는 ‘츤데레’ 같은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영화 초반 맥스의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다가 후반부에서는 맥스의 의견을 (그 나름대로) 존중할 줄 아는 아빠가 되어간다. 그렇게 부자(父子) 간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면서 아들과 시간을 보내고, 아들의 로봇 아톰에게 복싱 기술을 가르치며 완벽한 한 팀이 된다.

# 개천에서 용 난다! 맥스와 아톰의 성장담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동시에 이 영화는 아들의 각도에서 보면, 아들 맥스와 그의 복싱 로봇 아톰이 최고(Maximum)를 향해가는 성장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아빠보다 훨씬 더 어른스러운 맥스는 ‘망나니’ 소리를 듣고 다니는 아빠 찰리를 점차 변화시킨다. 맥스는 찰리에게 “뭐든 생각을 하고 결정을 하라”고 잔소리를 하거나, 아들이든 로봇이든 “필요 없으면 버리는 게 특기” 아니냐며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아톰을 실력 있는 복싱 로봇으로 만들어내고, 복서로서의 영광을 잊지 못하는 아빠 찰리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면, 위기에 처한 맥스를 구하는 로봇 ‘아톰’은 맥스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로 등장한다. 감독은 이를 표현하기 위해 몇 가지 설정을 해두었다. 먼저 아톰은 마치 아이처럼 앞 사람의 모든 것을 따라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어 맥스의 춤과 찰리의 복싱 기술을 빠르게 습득한다. 그리고 아빠 없는 삶을 살면서 어린 나이부터 세상의 풍파를 견디며 조금식 단단해진 맥스처럼, 아톰은 스파링 용도의 체구 작은 로봇으로 태어났지만 대신 그만큼 맷집 좋은 로봇으로 표현된다.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때문에 영화에서 맥스와 아톰이 실력을 키워 도장깨기를 하듯, 각종 로봇 복싱 대회에서 다른 로봇들을 물리쳐 가는 광경은 통쾌하다. 이 과정은 각국의 신화에서 등장하는 영웅의 성장 구조와 닮았다.

특히 아톰이 싸워 승리하는 로봇들은 (물론 악당은 아니지만) 괴수의 형상을 닮았거나, 머리가 두 개다. 그리고 로봇 복싱계의 절대자로 군림하는 ‘제우스’와 아톰이 벌이는 사투는 성경에 등장하는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차용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처럼 불우한 환경에도 삶의 의지를 강하게 하는 맥스나, 폐품 처리장에서 맥스로부터 생명력을 부여받는 아톰이나 모두 연꽃 속에 피는 꽃을 떠올리게 한다.

# 로봇 액션은 거들 뿐, 가족 드라마가 중심이 된 스토리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물론 이 영화의 주요 소재인 로봇 액션을 보는 맛도 상당하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처럼 도심 전체를 파괴하는 스케일은 보여주지 않아도 가까운 미래에 복싱 경기를 펼치는 로봇들을 시각화한 효과는 꽤나 신선하다.

개봉 이후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시각효과상 후보에 오를 정도. 로봇 복싱 장면에서는 모션 캡처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도 했지만, 실물 크기에 로봇들을 실제 제작해 촬영에 동원해 완성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아톰, 제우스 등 주요 캐릭터는 물론, 아주 잠깐씩 등장하는 로봇들의 디자인에도 세심하게 공을 들인 티가 역력하고, 복싱이 펼쳐지는 경기장 배경은 이야기에 따라 매번 바뀌어 좀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단순히 로봇 액션 영화로만 이 영화를 관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1억 달러 규모로 제작된 ‘리얼 스틸’은 우리나라에서 357만 명의 관객을 모았는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 총수익의 10%가 넘는 약 2300만 달러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인공들의 성장담과 함께 따뜻한 가족 드라마가 중심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감동적인 이야기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의 성향상 국내에서 더 많은 공감을 얻지 않았나 생각된다. 실제로 이 영화를 보고 ‘트랜스포머’보다 ‘록키’나 ‘파이터’ 등 복싱 영화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제공

영화에는 따뜻한 드라마를 빛내주는 요소들이 많다. 치열한 로봇 복싱 외에도 빈번하게 등장하는 건 미국 교외의 평화롭고 따뜻한 풍경, 찰리-맥스 부자를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선한 사람들이다. 찰리와 맥스, 그리고 아톰이 교감하는 진심 어린 모습은 또 어떤가. 여기에 ‘가위손’, ‘빅 피쉬’의 음악감독 대니 엘프만의 음악과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연출자 숀 레비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져 드라마의 감성을 더한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물론 이야기에 전형성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이것저것 새로운 걸 더 많이 보여주겠다는 욕심보다는 관객에게 다가가고자 균형을 택한 제작진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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