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영화] ‘가족의 탄생’ 당신에게 ‘가족’이란…?

전국 방방곡곡의 가족들이 모여 떠들썩한 설 명절을 기념해 이번 주의 테마는 ‘가족’으로 정했다. ‘사랑’이라는 소재만큼이나 영화 속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이 가족이다. 제목 자체가 ‘가족’인 영화도 있고, ‘국제시장’, ‘괴물’, ‘7번방의 선물’, ‘해운대’ 등 역대 흥행 영화의 이야기 속에서도 가족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청개구리 취향을 자랑하는 필자는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가족 영화를 골랐다.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는 아니지만 한 번 보고 나면 누구나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영화 ‘가족의 탄생’을 만나보자.

# 영화 ‘가족의 탄생’

감독: 김태용
출연: 문소리, 고두심, 공효진, 봉태규, 정유미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시간 53분
개봉: 2006년 5월 18일


블루스톰㈜ 제공

가족이란…? 우리는 보통 엄마, 아빠, 혹은 남매, 아니면 조부모나 자녀 등 혈연으로 묶인 가족들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사전적 정의도 있고, 교과서에 등장할 때는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단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살면서 가깝고도 먼 이름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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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 가족의 개념을 뒤흔드는 가족이 있다. 그것도 둘씩이나. 사연 없는 가족이 어디 있겠냐만, 이 가족들은 좀 더 특별하다. 홀로 분식집을 운영하는 미라(문소리)에게는 남동생이 한 명 있다. 제대 후 5년 동안 볼 수 없었지만, 다시 돌아온 동생은 스무살 위 연상의 연인 무신(고두심)과 함께 돌아왔다.

기막힌 동거 생활이 시작되려는 찰나, 무신의 전 남편의 전 부인의 어린 딸이 홀로 무신을 찾아와 이 가족은 고비를 맞는다. 또 한 가족이 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는 선경(공효진)은 철없이 매번 사랑 타령인 엄마(김혜옥)에게 항상 짜증이 난다. 아파서 점점 쇠약해져 가는 엄마의 모습에 한편으로는 눈물도 난다. 그런 선경의 눈에 씨다른 동생 경석은 괜히 밉상이다.

# ‘탕웨이 남편’ 김태용 감독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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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고두심, 공효진, 봉태규, 정유미, 그리고 이제는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그분까지.. 화려한 캐스팅을 통해 특별한 가족의 탄생기를 그려낸 사람은 ‘탕웨이 남편’으로 더욱 유명한 김태용 감독이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의 공동연출로 데뷔해 ‘가족의 탄생’에 이어 ‘만추’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지만 사실 저마다 다른 장르 속에서도 섬세한 연출로 평단과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가을이 되면 ‘만추’를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정말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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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성별이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본의 아니게) 가족들을 묶는 역할을 하는 여성 캐릭터들의 감정과 시선을 세심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더구나 극중 무책임한 남성상과 그들의 부재, 여성 중심의 가족의 모습을 그리려면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지금은 권위가 바닥이지만 당시까지는 괜찮았던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이 작품에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여했다. 청룡영화상에서는 신인이었던 정유미에게 여우조연상을 주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김태용 감독은 너무나 이질적인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엮어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게 만들고, 그들의 호연을 이끌어냈다. 가족이라는 굴레, 무거운 삶의 현실을 짊어지는 딸이자 누나 역할로 등장하는 ‘공블리’ 공효진은 특히나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 혈연이 아닌 인연으로 형성되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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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그동안 소개한 영화들처럼 이 영화도 흥행에 크게 성공한 작품은 아니다. 개봉 당시에 2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손익분기점을 넘겼는지도 의문이지만, 어쨌든 단순히 흥행의 척도만으로 작품을 온전히 평가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재발견되는 작품들이 있다. 이 영화도 필자에게는 그런 작품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국제시장’, ‘7번방의 선물’ 등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대부분의 한국영화에서 가족은 혈연으로 묶여 있다. 사실 가족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영화는 많기도 하고, 가끔씩은 진부한 신파극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헌데, 이 영화는 조금 다르다. 줄거리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에서 함께 살게 되는 가족은 단순히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다. 예컨대, 남동생을 기다렸던 미라는 남동생의 부재 속에서 그가 데려온 연상의 연인 무신과 함께 살고, 결국에는 무신의 전 남편의 전 부인의 딸까지 미라의 집에 들어와 새로운 가족을 형성한다. 이렇듯 ‘가족의 탄생’ 속 가족은 예상치 못한 인생의 풍파 속에서 혈연이 아닌 인연을 통해 맺어진다.

#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명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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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이는 즐거운 설 명절에 이 영화를 소개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영화를 통해 가족이라는 일반적인 규정에서 퉁겨져 나온 사람들도 건강한 가족을 꾸리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태용 감독의 인터뷰로 답변을 대신하겠다. ‘이런 영화도 있다’는 것을 통해 ‘이런 가족의 모습도 있다’라는 걸 말씀드리기 위함이다. 필자의 청개구리 마인드를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예기치 않게 만난 새로운 영화는, 인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가깝고도 먼 존재인 가족은 함께 사는 그 자체로 축복이지만, 한편으로는 커다란 굴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정에서 매일매일 꽃이 피기도 하지만, 매일매일 전투가 벌어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삶을 사는 것처럼 가족의 모습도 제각각일 수 밖에 없다. ‘가족은 자고로 이래야 한다’는 생각이 혹시라도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가족의 의미를 한 번쯤 되새겨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영화 ‘가족의 탄생’을 가족들과 함께 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이야기해보는 것도 의외의 수확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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