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치료는 단연코 신경치료일 것입니다. 마취하고, 드릴로 갈고, 입도 오래 벌려야 하니 치과의 무서운 세 가지를 다 모아놓은 것이나 다름없죠. 저도 인생 목표 중 하나가 신경치료를 받지 않는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염증이 생긴 신경은 어느 일정 단계가 지나고 나면 살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염증이 생긴 신경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 신경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신경염증을 유발하는 자극이나 충치에 오래 노출된 경우는 이미 신경이 전부 괴사되었기 때문에 치료할 때 당시에는 통증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괴사된 신경과 살아있는 신경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마취를 아무리 잘했다고 해도 마취제가 신경 속으로 잘 퍼지지 않게 됩니다. 마취가 잘 안되었을 때 치료기구를 신경관 내에 넣으면 환자들이 펄쩍 뛸 수 있는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치아의 신경을 나타낸 현미경 사진입니다. 치과의사가 찾을 수 있는 신경관은 가장 큰 2~3개로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림의 빨간 줄) 하지만 사진에서 검은 줄로 보이는 미로 같은 공간에는 모두 신경이 들어 있습니다. 매 치료 시마다 남아있는 신경조직들을 제거하는 소독약을 쓰기는 하지만 완전히 제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신경 조직들을 기계적으로 제거하고, 소독약을 이용하여 화학적으로 제거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신경치료는 아프고 오래 걸리는 치료 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환자 자신에게 더 이롭고 가치 있는 치료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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