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임플란트가 흔해진 세상입니다. TV 속, 버스, 야외 광고판 등에서 많은 치아 임플란트의 광고가 쏟아지고 있고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도 변했습니다. 환자들은 자신의 치아를 빼는 것에 대해 조금은 익숙해졌고 치아 임플란트가 충분히 원래 치아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치과의사들의 인식도 변했습니다. 치료하기 어려운 치아의 경우 부담 없이 치아 임플란트를 대안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되었죠.
치아 임플란트는 티타늄 재질의 금속이 잇몸뼈와 결합되는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자연치는 치아와 잇몸뼈 사이에 인대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경도가 강한 두 물질을 부딪히면 둘 중의 하나는 깨지거나 닳게 되지요. 그런데 두 물질 사이에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는 부드러운 계면이 존재한다면, 강한 힘이 가해지게 되어도 마찰을 줄여 줄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치아 임플란트와 자연치의 차이점입니다. 자연치는 질긴 음식물로 인한 스트레스를 인대 조직이 충분히 완화시켜 줄 수 있으나, 치아 임플란트의 경우는 이 스트레스를 치아 임플란트 뿌리나 잇몸뼈가 고스란히 받게 됩니다. 그래서 치아 임플란트로 질기거나 강한 음식물을 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치아 임플란트는 하나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자연치아는 큰 어금니의 경우 치아 임플란트 두께와 비슷한 여러 개의 뿌리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연치는 충격을 여러 방향으로 분산할 수 있는 반면에, 치아 임플란트는 충격이 고정된 기둥에 고스란히 그리고 집중적으로 가해지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치아 임플란트와 자연치는 음식물을 씹는 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에 예전 자연치가 있었을 때를 생각하고 질긴 음식물을 자주 씹는다면 치아 임플란트가 파절 되거나 상부의 보철물이 파절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아 임플란트는 이런 면역체계가 결여되어 있습니다. 치아 임플란트 주변 잇몸은 단단하지 못하고 인대가 매입될 수 없습니다. 또한 주변 잇몸에 혈관 분포가 적어서 면역 세포의 양이 적은 편입니다. 여기에 환자들의 잘못된 인식–‘치아 임플란트는 양치질을 적게 해도 썩지 않으니까 괜찮아’-이 더해진다면 치아 임플란트의 수명을 장담할 수 없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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