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뭔가요?

Q. 요즘 경제·산업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가상화폐로 유명한 비트코인도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블록체인이 금융거래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온다고 한다던데 … 대체 어떤 기술이길래 모두가 이렇게 관심을 갖는 건지 궁금합니다.

거래 정보를 덩어리로 묶어 연결
여러 곳에 사본 동시 저장하는 셈

은행 안 거쳐도 개인 간 거래 가능
가상화폐 비트코인 탄생한 배경
사물인터넷·전자투표 활용할 수도

A.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화두라고 불릴 만큼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데이터 보안 기술이에요.

먼저 블록체인이라는 단어의 어원부터 살펴볼게요. 블록체인은 거래 정보를 하나의 덩어리(블록)로 여깁니다. 이 덩어리들을 고리(체인)로 연결한 거래 장부를 블록체인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기존 은행에서 거래하는 모습을 상상해볼까요? 대개 은행은 모든 고객의 거래 장부를 관리하고 있지요. 그러나 블록체인을 이용할 때는 거래와 관계된 당사자들이 모두 거래 장부를 동시에 공유하고 관리합니다.

거래가 블록에 담기고 이 블록들이 다른 블록들과 연결되면서 모든 당사자가 블록체인의 복사본을 동시에 갖게 되는 것이지요. 모두가 거래 명세를 동시에 들고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은 블록체인을 ‘공공 거래 장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모든 장부에는 똑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 장부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위조할 수도 없고요, 안전하고 뛰어난 보안성이 블록체인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중앙에서 통제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기도 하고요.

블록체인으로 거래하면 은행 같은 공인기관이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를 할 수 있으니까요. 이런 방식을 P2P(Peer-to-peer·개인간거래)라고 합니다. P2P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인터넷에서 영화를 다운받는 ‘토렌트’같은 각종 사이트들이 P2P 네트워크 방식을 이용하고 있지요.

한 번 만들어진 블록은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성사된 거래는 취소가 어렵습니다. 또 중앙 기관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만약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구한테 책임을 물어야 할지 애매한 것도 문제입니다.

요즘 유행이라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서 블록체인을 더 설명해볼게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거래장부를 저장, 관리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만든 디지털 화폐입니다.

기존 은행을 통한 금융 거래들은 중앙 관리 시스템에 거래 명세를 정확하게 기록해서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방식을 택해왔습니다. 그러나 중앙 관리 시스템의 보안에 구멍이 뚫린다면요? 거래 내역 등 중요한 정보가 해킹당하거나 위조될 가능성이 있죠.

비트코인은 거래 요청이 발생하면 해당 블록에 대한 검증을 거쳐 승인이 이뤄지고 거래가 완료됩니다.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분산돼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들을 대조하기 때문에 안전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입니다. 비트코인도 10분에 한 번씩 모든 비트코인 사용자들의 거래 장부를 확인하고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 합니다.

비트코인은 은행과 같은 중앙 관리 시스템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 위조, 변조를 위해선 블록이 저장되어 있는 모든 기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접근해서 해킹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블록체인을 해킹하기 어려우니 더욱 안전해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중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후오비’의 주하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다수 국가들이 블록체인 기술에서 주도권을 쥐려 한다”며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가상화폐는 금과 은·백금 같은 국가적 경제 무기를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어요.

37코인스라는 스타트업은 문자메시지(SMS)만으로도 비트코인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저개발국가 주민들도 비트코인을 통해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

비트코인은 송금 수수료를 많이 아낄 수 있어요. 국제 송금업체가 평균적으로 가져가는 수수료가 10%입니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수수료를 10달러만 아껴도 4인 가족이 식사 일곱번을 더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나중에 현지 화폐로 바꿀 때 약간의 수수료가 들지언정 기존 송금 서비스보단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블록체인 시장이 2022년 100억 달러(약 11조2700억원)까지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블록체인은 아직까지는 비트코인 같은 금융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어요. 그러나 향후에는 사물인터넷(IoT)·헬스케어·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 너도나도 앞다퉈 투자에 나섰습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은 지난해 중국 월마트, 칭화(淸華)대와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구축한 돈육 추적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식자재가 생산되는 순간부터 고객의 식탁까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그 목적이에요. 그간 유통 업계에서는 각 업체마다 다른 방법의 유통·배송 시스템을 유지해왔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과정이 서류로 이뤄졌거든요.

월마트의 블록체인 활용은 다음과 방식으로 가능합니다. 한 중국인이 돼지고기를 먹고 배탈이 났다고 가정해볼게요. 예전 같으면 돼지고기의 유통 과정 중 언제 문제가 생겼는지 진상을 파악하기까지 며칠씩 걸렸을거예요. 그러나 IBM의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활용하면 몇 분 만에 상한 돼지고기의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공급·검수·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으로 동시에 관리되기 때문이죠. 월마트는 전체 식료품 공급망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블록체인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돈 탭스콧 탭스콧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0~40년을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한 것처럼, 앞으로는 블록체인이 30년 이상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탭스콧은 또 “2050년에는 한국의 새로운 세대들이 모두 블록체인 아이디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어요.

블록체인이 앞으로 전자투표·출생신고와 같은 행정 분야에까지 도입되면 서류가 필요없는 ‘페이퍼리스 사회’가 완벽하게 구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리는 블록체인이 앞으로 어떻게 활용돼 여러분의 생활을 바꿀 지 틴틴 여러분들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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