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BMW(버스ㆍ자동차ㆍ도보)족’들은 어떻게
2017.07.30 11:00
청와대 참모진 대부분은 ‘BMW’(Bus·Motor·Walk) 족이다. 차량이 지원되는 건 차관급인 수석비서관·보좌관 이상이어서다.
위민관으로 불리는 3개의 비서동과 가까운 출입구인 연풍문 [중앙포토]
여러 교통 수단 가운데 청와대 직원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것은 바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연풍문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bus)다. 연풍문은 여민관이라고 불리는 3개의 비서동에 가까운 출입구다. 걸어서 약 15분이 소요되는 거리가 버스론 3분이면 된다. 평소 셔틀버스를 자주 애용하는 신지연 해외언론비서관은 “집이 3호선 라인에 있어 경복궁역에서 내린 다음 셔틀버스를 타고 출퇴근 한다”며 “날이 더워 더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근 셔틀버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퇴근 셔틀버스는 오후 10시까지 운행된다. 셔틀버스는 특히 부처에서 파견나온 공무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마을버스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청와대 인근 총리공관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이에 비해 자가용(Motor)을 두곤 권혁기 춘추관장은 “춘추관과 주차장이 가깝고 출근 시간이 이른 편이라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가운전자는 상대적으로 소수다. 주차장이 넓지 않아 이른 시간에 와야 주차를 할 수 있고 주차장에서 연풍문까지 거리가 제법 되기 때문이다. 청와대 직원들이 상시로 이용하는 주차장은 연풍문에서 400여m 떨어진 춘추관 인근 언덕배기에 있다. 여민관 앞에도 주차 공간이 있지만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1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를 출발 출근하고 있다.왼쪽부터 주영훈 경호실장,문대통령,송인배 전 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김정숙 여사. [중앙포토]
걸어서(Walk) 출근하는 직원들도 있다. 바로 청와대 인근 청운동 대경빌라에 거주하는 비서진들이 대표적이다.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이다. 박수현 대변인의 경우 거차가 대경빌라지만 차량이 있다. 언론모니터링 등으로 업무가 일찍 시작되는데다 이곳저곳 움직일 일이 적지 않아서다.
청와대 경내에 사는 문 대통령이 걸어서 출근한다. 관저 인수문부터 집무실이 있는 위민관까지는 약 8분여가 걸린다. 서울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 관저로 입주한 다음날인 지난 5월15일에도 걸어서 출근했다. 대경빌라 외에도 청와대 주변에는 관사가 산재해 있다. 출퇴근이 편리해 인기가 많은 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새로운 관사 추첨이 끝났다”며 “탈락한 직원들이 부랴부랴 인근에 숙소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세종로 사거리를 지나는 택시 뒤로 청와대의 모습이 보인다. [중앙포토]
한편 청와대 직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이용 수단은 택시다. 다음달 1일부터는 개편된 택시비 지원제도가 적용된다고 한다. 영수증 증빙에 한해 누구나 1인당 월 30만원까지 택시비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단, 조건이 있는데 출근은 오전 7시 이전까지 도착지를 청와대로 설정해야 하고, 퇴근은 오후 11시30분 이후에 출발지를 청와대로 설정해야 한다. 청와대 내부에선 “출발지가 청와대려면 밖에서 식사를 하다가도 청와대로 들어와서 택시를 타야되는것이냐”는 푸념이 나온다.
개선된 점도 있다. 이전에는 각 사무실별로 택시비 지원 카드가 제한적으로 발급돼 모든 직원들이 이용하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주로 윗선이 사용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이 “일을 하는데 자기 돈을 써가면서 하면 안 되지 않느냐. 업무에 필요한 돈이 있다면 충분히 지원하라”라고 지시하면서 달라졌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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