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우월주의

백인 우월주의

가발을 쓰고 피부를 검게 물들인 21세의 백인 청년 딜런 루프가 124년 된 흑인교회 문을 열고 들어섰다. 담임 목사와 흑인 성도들은 성경 공부 중이었다. 루프가 45구경 권총을 꺼내 조준 사격하듯 방아쇠를 당겼다. 9명이 사망하고 3명이 상처를 입었다. 2015년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미 찰스턴 총기 난사 사건은 이렇게 발생했다. 그의 컴퓨터에서 노예제를 지지했던 남부연합기(旗)를 든 사진이 발견됐다. 


▶흑인인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찰스턴 교회 희생자 장례식에 참석했다. 언론엔 그가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선창하며 화해를 역설한 사실만 부각됐다. 정작 그가 강조한 것은 강력한 총기 규제와 함께 남부연합기 퇴출이었다. "남부연합기를 끌어내림으로써 하나님의 은총을 나타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계기로 각 주에서 남부연합기와 관련 동상(銅像) 폐지 법안이 제출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시 의회는 남부연합의 로버트 리 장군 동상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몰려나왔다. 폭력 시위를 벌여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찰스턴 사건 때보다 상황이 더 악화한 것이다. 

▶지난 7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을 나온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8년간 퍼스트레이디 생활 중에서 흑인이라는 이유로 비하 발언을 들을 때가 제일 가슴 아팠다고 털어놓았다. 백인 고위 공무원이 자신을 원숭이에 비유한 것을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이라고 토로했다. 대통령 부인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다른 일반 흑인은 어떻게 느낄지 말할 것도 없다.

▶백인 우월주의는 오바마 대통령 시대를 거치면서 더 강고해졌다. 흑인이 전면에 나서고 히스패닉계, 아시아계가 약진하는 현상에 불만을 갖는 백인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백인 우월주의를 조장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 워싱턴 포스트 분석에 따르면 백인 남성 중에서 63%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힐러리 클린턴 지지는 31%에 불과했다. 백인 여성의 지지 비율도 53%(트럼프)대 43%(클린턴)이었다.

▶미국의 백인은 이제 10명 중 6~7명 정도로 낮아졌다. 2440개 카운티 중에서 백인 인구가 절반 이하인 곳이 10%가 넘는다는 통계도 있다. 여론조사회사 퓨 리서치는 '백인 과반' 붕괴 시점을 2043년으로 보지만, 이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에서 백인 비율이 감소하는 속도에 비례해서 인종주의가 기승을 부릴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공지 있습니다.
개인사정으로 본 사이트는 더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습니다.하지만 아래 사이트에서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으니 참고 하세요.

최신 기사는 '정리해 주는 남자' 에서 고화질 사진은 'HD 갤러리' 에서 서비스 되고 있습니다.

md.sj

사건사고 오늘의이슈 주요뉴스 연예정보 상품리뷰 여행 푸드 알쓸신잡 자동차 과학이야기 HD,UHD사진 고화질바탕화면 음악소개 소프트웨어

    이미지 맵

    이전 글

    다음 글

    Economy & Life/알.쓸.신.잡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