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을 연구하는 한의사다. 한국 최고의 의학서로 손꼽히는 동의보감에서 허준이 제시하는 노년의 질환에 대비하는 방안을 질환별로 연재한다. <편집자>
현대인의 수명연장은 의술 아닌 위생 좋아진 탓
여인들이 화병에 잘 걸리는 이유
다 똑 같이 놀았는데 나만 병이 드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너도 단것을 먹고 나도 단것을 먹는데 왜 나는 당뇨냐는 것이다. 그건 그 사람의 체질적인 면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다른 생활습관 때문에 다른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으니까 너무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난치병 환자가 진료를 받으러 와서 “이것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들으면 표정이 나빠진다. 콩 심은 데 콩 나듯이, 이미 그런 행동을 해왔기 때문에 생긴 병이라 습관을 한꺼번에 바꾸라고 하면 좋아할 사람은 없는 게 당연하긴 하다.
하지만 그것이 병을 치료하는 순리인 것만은 명확하니 어쩌겠는가. 잘 놀고 싶으면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해 놓아야 한다. 실제로 잘 놀거나 크게 성공한 사람은 건강관리도 잘 하며 산다. 정작 놀고 싶을 때, 성공해서 즐겨야 할 때 아파서 못 하면 그것만큼 억울한 게 있을까!
도가는 중국에서 내려오는 노장의 명맥과 맞닿아 있긴 하지만, 한국에선 특유의 도가를 따로 만들어 낸다. 화담 서경덕 같은 분을 떠올리면 중국의 도사들과 뭔가 다른 구석이 느껴질 것이다. 유학을 하는 풍토 속에 성리학 외의 다른 유파가 생긴 셈이니 어찌 보면 중국 도가와는 완연히 다른 도가다. 이것을 한 편으로는 선가(신선가)라고 하기도 한다.
도가의 건강법
미즈노 남보쿠는 죽을 병에 걸렸다가 한 스님의 권유를 받고 콩만 먹고 살다 보니 운이 바뀌어 목숨도 연장되고 관상을 공부하면서 이름도 남기게 되었다. 그가 성공한 사람의 관상을 관찰해 보니 평범한 사람도 어떤 것을 절제하면 성공하는 관상으로 바뀌더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어떤 것이란 무엇일까? 여러 절제 대상 중 음식이 으뜸이었다. 본인이 한 것 처럼 식사를 무분별하게 하지 않고 가급적 채식으로 하면서 소식하면 성공하더라는 것이다. 본인의 상태에 따라 절대 채식을 해야 하는가 하면 조금의 고기도 허용될 수 있다. 어째든 먹는 것만 절제하면 성공한다니 한 번 해 볼 만한 것일까, 아니면 먹는 것을 절제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일까!
동의보감의 신형편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옛사람들은 대부분 100살까지 살아도 동작이 쇠약하지 않았다는데, 지금 사람들은 50살만 넘어도 동작이 쇠약해지는 것은 시대가 달라서입니까, 아니면 양생의 도를 위반해서 그런 겁니까?” 라는 질문에,
"옛 사람들은 양생의 도를 알았기 때문에 자연변화에 따르고, 여러 생활습관을 적당히 응용하면서, 음식은 절도있게 먹고, 일상생활도 규칙적으로 하였으며, 분별없이 몸을 괴롭히지 않았기 때문에 몸과 정신이 다 건강하게 천수를 누려 100살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술을 국 마시듯 들이키고, 분별없는 짓을 일삼으며, 취한 상태로 성관계하고, 욕정에 넘쳐 정기를 고갈해 원기를 고갈시켜 근원적인 에너지원을 소모합니다. 정신을 가다듬을 줄 모르고, 다만 일시적 쾌락에 힘쓰고, 정상적인 생활의 즐거움을 위반하여 생활에 절도가 없기 때문에 50살만 되어도 쇠약해집니다." 라는 답을 한다.
사람 몸은 만년 전과 똑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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