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sj · 2017. 8. 6. 16:19 Reviews & Information/자동차 ·

일본차의 거침없는 상승세, 비결은?

입력 : 2017.08.05 07:00:00

박진우 기자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가 날씨만큼 뜨겁게 질주 중이다. 수입차 시장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차는 판매가 늘거나 실적 하락폭이 적어 선전하고 있다. 2008년 이후 상실한 '일본차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차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렉서스 ES300h / 한국도요타 제공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입차는 모두 1만7628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1% 늘었지만, 지난 달과 비교해서는 무려 25.8%가 빠졌다. 시기적으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은 필연적으로 실적이 떨어지는 데다, 최근 경기까지 반영됐다는 게 수입차협회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일본차 약진이 돋보인다. 특히 도요타와 렉서스는 각각 1047대, 1091대를 기록, 올 초부터 이어온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힘입은 도요타는 포드를 누르고, 월간 순위 4위를 따냈다. 혼다 또한 1001대로 월간 1천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일본차 닛산은 593대를 판매, 전월대비 8.2% 늘었다. 한 식구인 인피니티는 6월과 비교해 16.2% 뒤로 물러섰지만, 수입차 전체와 대조해보면 오히려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힘입어 일본차는 시장 점유율을 22.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15.5%보다 7.0%p오른 수치다. 올해 7월까지의 누적 점유율 또한 지난해 14.3%에서 올해 18.4%로 4.1%p 영역을 넓혔다.

▲하이브리드 중형 세단의 가능성을 보여준 캠리 하이브리드 / 한국도요타 제공

월간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일본차를 찾아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10위 안에 3개 브랜드의 세 차종이 올라있는 것. 렉서스 ES300h는 660대로 1위, 닛산 알티마 2.5가 433대로 8위,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우 368대로 10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메르세데스-벤츠(E 200 d 4매틱, E 300, E 200, E 220 d)와 BMW(520d) 뿐이고, 미국은 포드(익스플로러 2.3) 하나다.

일본차의 이 같은 인기 질주는 하이브리드 제품에 대한 시장 관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대체재로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혼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이 분야에 강한 일본차에 대한 흥미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 것. 실제 7월 연료별 베스트셀링카 순위의 하이브리드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10위 링컨 MKZ 하이브리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 브랜드다.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11.2%로 사상 최대다.

▲가솔린 시장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내고 있는 닛산 알티마 / 한국닛산 제공

그렇다면 일본차 강세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당분간은 높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디젤에 특히 강한 독일차가 본국에서 디젤과 관련한 담합 소식을 전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사태와 마찬가지로 제품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한 것. 게다가 국내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포르쉐 일부 차종이 판매 중지에 들어갔다. 개점휴업 상태인 아우디, 폭스바겐이 언제 시장에 복귀할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친환경차로 각광 받고 있는 전기차는 아직도 시기상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동력계로 이동할 것임은 틀림없어 보이지만, 그 시기가 급작스럽게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따라서 내연기관과 전기동력의 중간자적 포지션을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의 대한 관심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