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영화] 잊을 수 없는 감동 ‘시네마 천국’

# 영화 ‘시네마 천국’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출연: 필립 느와레, 자크 페렝, 살바토레 카스치오, 마르코 레오나르디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2시간 4분 (*극장판 기준)
개봉: 1990년 7월 7일 / 재개봉: 1993년 11월 13일 & 2013년 9월 26일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그린나래미디어(주) 제공

여러분은 ‘당신은 영화를 어디서 보시나요?’라는 질문에 무엇이라고 답하시겠는가? 요즘은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IPTV와 PC,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 등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그래도 관객의 십중팔구는 여전히 극장이라고 대답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필자는 ‘영화 혼자 보는 남자(영.혼.남)’라는 필명으로 영화 관련 글을 연재하기도 했지만, 사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기차의 도착’이라는 작품으로 극장에 모인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이후로 대중들에게 영화를 본다는 행위의 이미지는 극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보는 것이었다. 요즘도 사람들은 연인, 친구, 가족, 혹은 혼자 극장에 가더라도 처음 보는 사람들과 극장이라는 한 공간에 모여 같은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화를 본다. 보통 주말 기준으로 1인당 1만원 내외의 비용을 지불해야 함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자주, 열정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는 편이다.

특히나 영화 마니아들은 예술영화관이나 각종 영화제를 적극적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부산, 전주, 부천, 제천 등 각 지역별 영화제에서는 미개봉작이나 앞으로 개봉할 작품, 또는 기획전 형식으로 고전 영화를 상영해주기도 하고, 야외상영 프로그램도 꼭 하나씩 준비되어 있다. 여름에 열리는 정동진독립영화제에서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들이 모여 앉아 모기 쫓는 불을 피워 놓고 다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영화와 영화 보는 행위 자체를 소재로 삼은 영화는 수없이 많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 받은 영화는 이 영화가 아닐까 싶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1988년작 ‘시네마 천국’이다. 영화를 보았건, 보지 않았건 쥬세페 토르나토레라는 이름은 몰라도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와 그 아들 안드레아 모리코네)가 작곡한 사운드트랙 ‘Love Theme’, ‘Cinema Paradiso’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감동적인 장면과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을 만날 수 있는 영화를 위한 영화, ‘시네마 천국’을 소개한다.

(*아래에는 영화 ‘시네마 천국’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영화의, 영화에 의한, 영화를 위한 영화


그린나래미디어(주) 제공

1940년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2차 대전에 참전한 아빠를 잃고 엄마, 동생과 함께 사는 어린 토토(아명(兒名))는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아델피오 신부를 돕는다. 지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아델피오 신부는 동네의 유일한 극장 ‘Cinema Paradiso’에서 키스나 배우의 노출 등 당시 기준으로 선정적이라고 느껴지는 장면을 검열하는 일을 했다. 호기심이 많았던 토토는 신부를 따라 다니며 극장에 드나든다.

영화라는 매체와 극장이라는 공간에 매료된 토토는 엄마가 우유를 사오라는 돈으로 영화 표를 사기도 하고 극장에 더욱 자주 출입한다. 물론 엄마에게 호되게 혼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극장에서 영사기사로 일하던 알프레도와 점차 친해진다. 영사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떼쓰는 토토에게 알프레도는 돈이 안 되는 직업이라며 영사기술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하지만 초등학교 졸업장을 따는 시험에서 알프레도는 토토에게 도움(=컨닝)을 받고 나서 영사기술을 가르쳐주게 된다.

어느 날, 필름에 불이 붙어 극장엔 화재가 일어나고 영사실에 있던 알프레도는 그 사고로 시력을 잃는다. 불에 타 버린 동네 유일의 극장을 복원하기 위해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 극장을 새로 짓는다. 그곳에서 알프레도를 대신해 토토가 영사기사가 된다.

청년이 된 토토. 알프레도와의 우정을 이어 나가며 학교에서 만난 전학생 엘레나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세상은 영화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녀 아버지의 반대와 토토의 군입대라는 현실 속에서 엘레나와의 짧은 사랑도 끝이 난다. 군대에서 제대한 토토는 알프레도의 조언을 듣고 고향을 떠난다. 이후 30년 동안 로마에서 영화를 찍는 감독으로 살아 온 살바토레(=토토)는 알프레도의 부고를 듣고 30년 만에 시칠리아로 돌아온다.

# 필름 시대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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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거의 90% 이상의 영화가 디지털로 작업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영화는 곧 필름이었고, 영화의 상징(Symbol)도 필름이었다. 극장 영사실에는 영사기사가 필름을 돌리며 영화를 상영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필름으로 볼 수 있는 극장은 거의 없다. 필름 영화는 사람들에게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따라서 21세기에 ‘시네마 천국’은 추억에 관한 영화가 된다. 필름 시대의 영화를 드물게 보는 관객들에게는 곧 ‘옛날 영화’가 되고, 과거 필름 영화를 접했던 세대에게는 ‘추억’을 선사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특정 세대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 영화라는 뜻은 아니다. 성장하는 토토의 인생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고, 운명의 여인 엘레나와의 사랑, 그리고 세대를 초월해 교감하는 알프레도와 어린 토토의 우정이 있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추억을 말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속 ‘현재’의 배경은 1980년대. 30년 동안이나 고향을 방문하지 않아 한국이라면 불효자 소리 듣기에 딱 좋은, 성공한 영화감독 살바토레는 알프레도의 부고를 듣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한다. 엄마 몰래 극장에 드나들던 시절, 극장 안 사람들은 루치노 비스콘티의 영화, 찰리 채플린의 영화를 보며 울고 웃었다. 신부에 의해 잘려나간 장면에는 화를 내고 야유를 보냈다. 사람들은 광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극장이 불타고 나서는 모두 자기 일처럼 마음 아파했고, 다들 아이처럼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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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인생영화로 추억하는 이 영화에는 수많은 명장면이 있다. 그 중 딱 두 장면만 꼽는다면 나는 이렇게 꼽을 것이다. 첫 번째 장면. 어느 날 밤, 극장이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린다. 뜻하지 않은 티켓 매진에 영화를 보지 못하게 된 사람들이 극장으로 들여보내달라고 항의한다. 하지만 극장 측도 난감하긴 마찬가지. 이때 알프레도는 묘안을 떠올린다. 상영 중인 영화를 바깥 벽면에도 비추어 광장에 있는 사람들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소리가 없다는 사람들의 항의에 알프레도는 친절하게 스피커까지 창 밖으로 향하게 한다. 

# 영화를 빛내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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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장면은 영화 말미, 살바토레는 알프레도가 유품으로 남긴 필름 통을 들고 로마로 되돌아간다. 로마에 있는 극장에서 살바토레는 영사기사에게 알프레도의 필름을 상영해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스크린에 비춰지는 장면들. 먼 옛날, 신부의 검열로 인해 잘려나갔던 수많은 영화 속 키스 장면들이 이어진다. 어린 시절 토토는 잘려나간 필름들을 갖고 싶다고 알프레도에게 떼를 썼다. 그때 알프레도는 토토가 너무 어리니 자신이 보관하고 있겠다고 말한다. 알프레도는 토토를 위해 긴 시간이 흘러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때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Love Theme(For Nata)’다. 아들 안드레아 모리코네가 작곡하고 엔니오 모리코네가 편곡한 곡이다. TV나 라디오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흘러 나왔을 노래. 엔니오 모리코네는 그 옛날 세르지오 레오네의 ‘석양의 무법자’부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러브 어페어’, 그리고 최근 그에게 아카데미 음악상을 (드디어) 수상하게 만든 ‘헤이트풀8’까지 170편에 가까운 영화음악을 작곡한 거장이다. 한마디로 믿고 듣는다는 이야기다.

‘시네마 천국’은 지면에 담을 수 없는 백 마디 수식어를 붙이는 것보다, 독자 여러분이 직접 영화를 보는 것이 더 좋은 영화다. 언젠가 극장에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연인, 친구, 가족과, 또는 자녀와, 혹은 자녀의 자녀와 함께 보러 간다면 누구나 영화와 사랑에 빠질 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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