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더위에 사라졌던 입맛도 돌아오고 있다. 제철을 맞은 대하나 꽃게, 전어 같은 수산물도 입맛을 다시게 하는 가을 음식이다. 그런데 막상 이들 해산물을 즐기려 해도 저렴한 양식 해산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왜일까?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해산물이지만, 사실 양식을 거부하는 까다로운 해산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꽃게는 양식으로 대량생산하기 어렵다. 수온 유지가 관건이다. 식탁에 올릴 정도의 크기로 키우려면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하며 12회 넘게 허물을 벗어야 한다. 야생에서는 11번 허물을 벗은 뒤 겨울을 난다. 수온이 낮아지는 겨울에는 먼바다로 나가 바닥에 붙어 겨울을 보낸 뒤 봄이 오면 다시 물속을 헤엄치며 활동을 시작한다. 김맹신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꽃게는 수온이 20도는 돼야 본격적으로 활동하므로 사시사철 따뜻한 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동물성 먹이를 먹기 때문에 먹이 공급도 어렵고, 동족끼리 서로 잡아먹어 양식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양식으로 키우기보다는 각 지자체 연구소에서 갑장(몸통 가로 길이) 1~2㎝ 정도의 어린 꽃게를 키워 바다에 300만~500만 마리씩 방류하는 방식으로 꽃게 어획량을 관리한다.
가을이 오면 대하도 서해안 일대에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서해와 인접한 각 지자체에서는 9월 대하축제를 연다. 대하는 서해안에서만 서식하는 토종 새우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15㎝가 넘을 정도로 크다. 크기가 큰 만큼 먹을 게 많다. 이런 대하축제에 가면 대부분 국산 대하는 자연산이다. 양식한 것은 해외에서 들여온 흰다리새우다.
전어 또한 가을철 미식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4~5월에 산란을 끝내고 더운 여름 동안 살이 통통하게 올랐다. 전어는 섭씨 15~18도의 해수를 따라 돌아다니는 회유성 어종이다. 우리나라에는 더위가 가시고 찬바람이 부는 가을에 찾아온다. 우리나라 전 지역 연안에서 잡히는데 잘 잡힐 때는 낚시꾼들이 하루에 낚시로만 100~200마리를 잡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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