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맛을 내는데 빠지지 않는 다시마. 요리의 메인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잘 알고 사용할 경우 부족한 2%를 잘 채워줄 수 있는 식재료다. 영양부터 맛, 다양한 쓰임새에 이르기까지 다시마의 장점을 두루 살펴봤다.
대표 건강식, 육수·쌈·장아찌 등 활용도 높아
다시마는 국내에서 미역, 김만큼이나 많이 먹는 식재료 중 하나다. 특유의 감칠맛 때문에 말려서 국물 육수 용도로 쓰거나 음식의 부재료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날것으로 먹거나 튀겨서 설탕을 입히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도 먹는다. 일본에서는 초절임해 장아찌로 만들거나 조미료를 쳐서 젤리처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건강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다시마 한 조각에 들어있는 칼륨 함유량은 감자 한 개에 들어있는 양보다 많다는 말도 있다, 식이섬유·요오드·세넬륨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어 각종 성인병과 대장암에 좋고, 특히 다시마를 물에 담갔을 때 나오는 ‘알긴산’이라는 점액질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해준다. 칼로리가 매우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 음식으로써의 가치도 높은 편.
기본적으로 한대나 아한대 기후의 해안에서 주로 자란다. 중국·한국·일본이 주 생산지인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다시마가 전 세계 생산량의 80%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원래 원산만(북한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만)을 제외하면 자연적으로 서식하지 않았으나 1970년대 이후 중남부 해역에서 대량양식 생산하고 있다. 기장·완도·고흥군 등 전라남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시마가 전체 생산량의 70~80%에 달하며, 이 일대에는 대형 전복 양식장이 많아 전복의 먹이로도 활용되고 있다. 12월, 바다 양식을 시작해 6~8월에 수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생산량이 넉넉해 구매가 까다로운 식재료는 아니지만 가격대는 품질에 따라 크게 다르다. 흔히 사용되는 일반 품질의 다시마는 kg당 5000~6000원 선, 최상품 완도 다시마의 경우 kg당 1만5000원~2만원 사이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6월 말~7월 초 채취, 검은 빛이 나면서 잘 건조된 것이 상품
다시마는 해수면 온도가 25도가 넘어가면 엽체 가장자리와 꼬리 부분이 노랗게 탈색되기 시작한다. 각종 성분이 가장 풍부하게 함유된, 다 자란 시기이기 때문에 이 무렵 채취한 다시마를 가장 상품으로 친다. 6월 말~7월 초에 채취한 다시마 중 검은 빛이 나면서 잘 건조된 것을 고르면 된다. 건조하는 과정에서 표면에 생긴 흰 가루는 감칠맛을 내는 주 성분이므로 닦아내지 않는 것이 좋고, 손으로 가루를 찍어 먹었을 때 약간 단맛 나는 것을 고르는 것도 구매 요령이다. 육수용으로 구매할 경우 두껍고 섬유질이 많은 다시마를, 졸이거나 쪄서 다시마 자체를 먹을 경우에는 섬유질이 적고 얇은 다시마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멸치 등의 육수 재료와 함께 패킹해서 판다거나 가루, 환, 밥 다시용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므로 용도별로 적절한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통으로 구입할 경우 마른 수건으로 표면의 먼지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비닐팩이나 유리병에 넣어 실온에 보관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육수를 낼 때는 찬물에 넣고 물이 끓으면 건져내는 게 좋다. 그 이상 끓이면 텁텁하고 씁쓸한 성분이 우러나오고 점성이 생기기 때문에 국물이 탁해진다. 아예 끓이지 않고 찬물에 밤새 넣어 국물을 내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진한 맛은 덜하지만 은은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몇몇 일식 전문점에서는 다시마와 마른 표고버섯을 함께 찬물에 넣고, 냉장보관해 필요할 때마다 끓여 쓰기도 한다. 육수에 사용된 다시마는 버리지 않고 조림에 이용할 수 있는데,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감칠맛이 남아있어 닭고기, 감자, 토란, 표고버섯 등과 함께 졸이면 좋다.
01 다시마 간장
다시마를 활용해 염분은 낮추고 달큰한 맛의 간장 소스를 만들 수 있다. 레시피 또한 다시마와 진간장, 참기름만으로 만들 수 있어 간단하다. 일반적인 육수보다 농도가 짙어야 하므로 물 한 컵당 다시마(5cm) 4장 정도를 넣어 진액이 충분이 우러나오도록 하고, 나머지 재료를 골고루 섞어주기만 하면 된다. 직접 만들기 번거롭다면 ‘애터미’ 등 기존 출시된 다시마 간장 제품이 많으므로 고려해볼만하다. 일반 간장과 같은 양을 넣어도 깊고 진한 맛이 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저염식을 선호하는 소비자 입맛에 제격이다. 일반적으로는 콩류와 궁합이 잘 맞는다.
02 다시마 밥
다시마 물을 넣고 밥을 지으면 흔한 백미 밥과는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감칠맛이 과하지 않기 때문에 쑥, 표고버섯, 곤드레, 각종 해물 등 어떤 식재료와도 어울리고, 솥밥으로 낼 경우 가격대를 조금 높게 책정해도 무방하다. 일본식 다시마 밥은 다시 물을 따로 내는데, 다시마를 찬물에 넣어 약한 불에 20분 정도 우려낸 뒤 가쓰오부시를 넣고 1~2분 정도 더 끓여서 우려내면 된다.
다시마의 감칠맛은 일본 요리에 많이 쓰인다. 일본식 계란말이는 다시마 육수를 활용해 낼 수 있는 대표적인 메뉴. 다시 국물의 감칠맛과 설탕의 단맛, 부드러운 식감으로 선호도가 높다. 주로 ‘다시마끼’라는 이름으로 스시 전문점이나 일본요리 전문점에서 흔히 내는 음식. 식혀서 냉장보관해도 전자레인지에 데웠을 때 원래의 맛이 그대로 유지된다. 일본식 계란말이는 후토마키(일본식 김밥)에도 사용되는데, 두꺼운 볼륨감 때문에 면류와 묶었을 경우 경쟁력 있는 콘셉트를 구현할 수 있다.
멸치국수는 다시마 육수를 내서 만드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성북동 국수 골목에 자리잡고 있는 <구포국수>는 부산 본점의 육수 맛을 그대로 살린 곳. 주문과 동시에 면을 쫄깃하게 삶아낸 뒤 계란 지단, 오이, 김 등을 올려 내는 멸치국수가 시그니처 메뉴다. 특히나 눈길을 끄는 점은 육수. 멸치와 다시마로 진하게 끓여낸 육수를 주전자에 담아 팔팔 끓인 뒤, 손님상에서 직접 그릇에 부어준다. 멸치는 남해산을, 다시마는 완도산만 사용하는데, 이러한 사실을 매장 내 P.O.P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매장 곳곳, 식재료를 볼 수 있게 비치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 기본 식재료인 멸치, 다시마를 판매로까지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한 사례.
상품력은 물론 ‘갓 말아낸 국수’를 맛볼 수 있는 퍼포먼스적 요소까지 갖췄다. 한편으로는 다양한 전과 각종 튀김, 보쌈, 삼합을 1~2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술과 함께 즐기는 고객들도 많다. 국숫집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시간이 새벽 1시까지인 것은 그 때문. 국수 판매량은 하루 100여 그릇으로, 점심시간이 지난 2~3시 무렵에 방문해도 국수를 주문해먹는 손님이 많다. 면은 당연히 부산에서 생산되는 구포국수만을 사용한다.
가격 5000원(특 6000원)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 52-1
전화 (02)744-0215
해물솥밥, 곤드레솥밥, 소고기고추장 버터 비빔밥 등 각종 솥밥을 주 메뉴로 하고 있는 곳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해물솥밥은 간장·다시마·가쓰오부시를 넣고 끓인 육수에 밥을 짓고, 그 위에 굴·소라·새우 등의 해물을 푸짐하게 얹어 낸 메뉴. 해산물의 풍미와 육수의 감칠맛이 잘 어우러져 있는 데다 주문 즉시 지어내고 있어 밥맛 또한 준수하다. 쌀은 고시히카리 품종을, 해산물은 국내산만을 쓰고 있다. 다시마가 밥맛 차별화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곳.
카페 못지않은 인테리어, 원플레이팅으로 깔끔하게 제공하는 찬류 또한 선호도를 더하는 요소다. 업소용 솥밥 기계를 사용하고 있고, 모든 레시피는 15분 내외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어 오퍼레이션 또한 효율적이다. 일평균 방문자는 200여 명으로, 최근 <모랑 솥밥>이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개시하기도 했다.
가격 9500원
주소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347길 101
전화 (02)522-0199
방배동 카페 골목에서 25년째 운영하고 있는 방배동 대표 김밥집. 고소하게 볶은 소고기를 넣은 ‘서호김밥’, 참치를 가득 넣은 김밥을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참치김밥’이 주 메뉴지만 ‘다시마김밥’의 주문율도 높다. 다시마깁밥은 다시마, 당근, 우엉 등을 잘게 썰어 두툼하게 말아낸 메뉴로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특징. 최근 수요미식회에 출연하기도 해 ‘다시마김밥’의 주문율이 50%에 달한다. 모든 식재료는 국내산만을 사용하고, 김 또한 전남 장흥 특산품인 무산김을 사용해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속재료의 크기. 모두 일정한 크기로 썰었기 때문에 씹었을 때 재료들 간의 어우러짐이 좋다. 유부김밥, 고추장소고기김밥, 다시마김밥 등의 다양한 김밥류는 물론 칼칼한 김치 손수제비와 시원한 냉우동도 인기 메뉴다. 점심 때 방문하면 웨이팅이 기본인 곳.
가격 4000원
주소 서울 서초구 방배중앙로 141-1
전화 (02)594-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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