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날판타지 10 HD 리마스터 편

최근 1년 중, 게임샵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 사례가 몇 있다.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 비디오게임은 제법 마니악한 취미로 취급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나 이례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에 출시된 락스타의 신작 비디오게임 GTA5, 12월에 출시된 소니의 신형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두 사례가 3개월의 텀을 두고 벌어진 것을 의식이나 한 것처럼 플레이스테이션4 출시 후 3개월이 지나자 다시 한 번 게이머들이 게입샵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앞선 두 사례의 주인공이 신작 게임, 신작 하드웨어로 ‘낯선’ 존재들이엇다면, 이번에 게이머들을 들뜨게 만든 주인공은 친숙한 ‘구면’이라는 점이다.

파이날판타지10, 스퀘어가 스퀘어에닉스가 되기 전에 남긴 마지막 파이날판타지 시리즈인 이 작품이 ‘리마스터’라는 은총을 받고 다시 태어났다. 거기다가 ‘한글화’라는 축복까지 받으면서 말이다. 이제는 벌써 출시된 지 십수년이 지나며 고전 게임의 반열에 들어선 전설의 게임이 외모를 가다듬고, 친밀감까지 갖추고 출시되다보니 하듯이 이 작품은 PS3와 PS비타 양 기종 모두 게이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김한준 기자: 광민이도 이거 출시되자마자 샀지? 비타로 열심히 하더만?
조광민 기자: 예전에 했던 게임이지만 안 살 수가 없지요. 파이날판타지 팬질은 원래 이렇게 하는 겁니다. 발매일에 사러 갔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말 잘 팔리더라구요. PS3 버전도 PS비타 버전도요.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PS비타 버전이 잘 팔린 것은 비타에 할 게 워낙 없어서 그런 거 아닌가?
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으으...내 비타... 갑자기 비타 산 게 후회 됩니다...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이제 비타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어서 그런가요? 그런데 한준 선배는 가만히 있는 비타는 왜 깝니까;;

까는 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이거 연재하다가 내 성격 되게 삐딱해진 것 같아. 요새는 막 아내보고도 대놓고 ‘펭귄 같은 마누라’라고 할 정도로 삐딱해졌어.
편드는 놈: 아니... 그건 이 코너 연재 전부터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그리고 그걸 알면 그런 소리를 안 하면 되잖아요!!!

까는 놈: 됐어 -_- 우리 부부 일에 관여하지마!!
말리는 놈: 갑자기 무슨 소리 하시는 겁니까;

까는 놈: 여튼! 이번 주제는 시스템 측면에서는 비판할 게 별로 없을 것 같아. 13년 전에 나온 게임을 이제 와서 비판하는 건 좀 비겁하지 않냐? 13년 전에 실수한 거 마음 속에 품고 있다가 “거봐! 너 그때 그랬지!!” 하고 들고 나오는 꼴이잖아 -_-

<전설이 돌아왔다! VS 외모만 날렵해져서 돌아온 게 문제 -_->

편드는 놈: 파이날판타지10 HD 리마스터(이하 파판10 리마스터)의 출시는 말 그대로 전설의 귀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말리는 놈: 플레이스테이션2가 활약한 시대를 대표하는 JRPG이기도 하고... 게다가 스퀘어에닉스가 아닌 스퀘어가 남긴 마지막 시리즈라는 점에도 의미가 있으니까요. 게다가 당시 국내 발매 버전에는 가수 이수영이 주제가를 부르면서 게임계는 물론 가요계에도 영향을 미친 게임이니... 전설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거 같습니다. 그렇죠? 한준 선배?

까는 놈: 둘다 의문형으로 말하는 폼을 보니 ‘아니라고 헐태면 해봐라!’는 느낌이다... 나도 이견은 없어. 판매량도 그렇고 시장에 던진 임팩트도 그렇고 이 게임은 게임사를 논할 때 두고두고 언급될 게임이 됐으니까. 게임 시스템에 대한 의견이야 취향에 따라 갈렸지만, 그래픽이 좋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기도 했고.

그런 게임이 HD 해상도로 새롭게 탈바꿈을 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아마 ‘예전에 알고 지내던 예쁜 아가씨가 더 예뻐졌다고?!’ 것과 같은 기대를 했을지도 모르지.

편드는 놈: 그런 기대에 파판10 리마스터는 나름대로 부응을 한 것 같습니다. SD 해상도(720x480)에서도 좋은 그래픽을 보여줬던 게임이 HD 해상도(1280x720)으로 탈바꿈 하면서 눈이 즐거워졌거든요. 더 깔끔해졌고, 화면 비율도 변경되면서 더 시원시원하게 보이기도 하구요.
말리는 놈: 비타 버전은 PS비타의 화면이 작다보니, 그 덕에 더 깔끔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작은 화면 덕을 좀 봤죠.

까는 놈: 확실히 해상도가 높아지긴 했지. 깔끔하기도 하고. HD 리마스터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게임 중에 기대 만큼의 HD 화질을 보여준 게임이 적은 탓에 내심 걱정을 하기도 했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아. 해상도 부분은 제법 만족스러워. 중간 중간에 텍스쳐를 새로 그리지 않아서 유난히 지저분하게 보이는 구간만 없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야.

그런데 요즘 나온 게임들로 눈이 높아질만큼 높아진 사람들, 특히 플레이스테이션2로 발매된 파이날판타지10을 기억 못하는 이들에게 파판10 리마스터의 그래픽이 얼마나 어필을 할 수 있을까는 생각해 볼 문제야. 기본적으로 이런 류의 게임은 신규 팬들을 흡수하기 위한 작품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팬들의 향수에 기대는 측면이 강하니까 요즘 게이머들의 반응은 크게 신경 안 쓸지도 모르지만.

말리는 놈: 그러고 보면, 파판10에 대한 이야기만 듣고, 정작 게임은 해본 적이 없다가, 이번 기회에 이 게임을 접한 사람들은 내심 실망하기도 하더라구요. HD로도 13년이라는 세월은 어떻게 극복하기 어려운가 봅니다.

편드는 놈: 단순히 파판10이 그래픽만 좋았던 게임은 아니니까요. 파판10 특유의 게임성은 지금 시점에 와서도 충분히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스토리가 탄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흡입력은 있어서 게임의 몰입을 돕고, 거기다가 한글화가 정말 잘 되서 이런 스토리를 죄다 이해할 수 있어요.

말리는 놈:전투 중에 나오는 대사까지 한글화를 했더라구요. 요즘 한글화 되는 게임들의 자막 수준은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 된 것 같습니다. 말이 우르르~ 쏟아지는 경우에도 다 읽을 수 있게 자막이 배치가 되는 거 보면 게이머 편의도 제법 많이 고려한 것 같구요.

까는 놈: 그런데 너무 외형적인 면에만 치중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은 안 들어? 난 이거 정말 오랜만에 다시 하면서 ‘불편했던 건 기억나는데 이 정도로 불편했나?’하면서 새삼스럽게 놀랐다. 그리고 도대체 이벤트 영상은 왜 스킵이 안 되는거야;;

편드는 놈: 공들여 만들었는데 좀 봐 주시죠.

까는 놈: 너무 많이 봐서 지겨워 -_- 아까도 말했지만 이 게임은 과거의 팬들에게 보다 크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이고, 그들 중에는 파판10의 이벤트 영상에 익숙한 이들도 많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최소한 ‘스킵할 수 있는 권리’ 정도는 줄 수 있잖아.

리마스터라는 단어가 ‘우린 외형적인 면만 건들었습니다’ 라는 뜻이 아닐건데, 왜 리마스터라는 단어를 달고 나온 게임들은 하나 같이 그래픽 해상도만 높여서 나오는 거지? 시스템까지 바꾸면 리마스터가 아니라 리메이크가 될까봐 그러는건가?

아! 그리고 이거 미니게임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해봐도 여전히 재미가 없어! 오래 전에 감흥이 없던 일을 오랜 시간이 지나서 다시 겪으면 그 당시엔 몰랐던 참 재미가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어째 이건 세월이 지나서 다시 해도 재미가 없냐;

말리는 놈: 뭐가 그렇게 재미가 없었길래 불만을 토하십니까?
까는 놈: 번개 200번 피하기 -_-

<이러니저러니 해도 전설로 남을 게임 vs 과거의 추억을 등에 진 자가 아니라면 비추>

편드는 놈: 이러니저러니 해도 파판10 리마스터는 팬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하고 있어요. 플레이스테이션3 버전은 디스크 한 장에 두 개의 게임이 들어있다는 장점이 있고, 비타 버전은 기존 파판10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플레이 공간의 자유로움’을 갖추고 있구요. 팬들에게는 제법 호사스러운 게임임에 틀림 없습니다.

까는 놈: 하지만 파판10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지 않는 이들에겐 그냥 ‘이런 게임이 있구나’ 하는 느낌만 줄지도 몰라. 리마스터 버전으로 출시된 게임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단점을 파판10 리마스터도 안고 있어.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던전의 형태를 새롭게 하거나... 새로운 몬스터와 아이템을 추가하는 식으로 게임의 콘텐츠를 조금만 확장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어. 파판10의 팬들이라면 이런 아쉬움이 조금씩은 있지 않을까?

<파이날판타지10 HD 리마스터는?>
이수영이 O.S.T. ‘얼마나 좋을까’를 부른 덕분에 파이날판타지 시리즈를 통틀어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시리즈는 단연 파이날판타지10일 것이다. (게임은 안 해봤어도, 게임 영상이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기도 한 덕분이다)

‘일자진행이다’, ‘캐릭터들이 너무 겉멋만 들었다’ 등의 평가가 있었지만 그래픽 앞에서는 이런 불만이 쏙 들어가게 만들었던 게임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이보다 더 좋은 그래픽으로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지금 게임시장의 그래픽 수준을 보면 ‘나올 수 있었구나’하는 생각만 들 뿐이다. 파판10의 HD 리마스터 소식을 접한 이들은 속으로 ‘그럼 파판7도 HD 리마스터가 언젠가 나오겠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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