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왜 그에게 마음을 쓰지? 그는 기계일 뿐이야.”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의 로봇 앤드류(NDR-114)에게 신경 쓰는 그레이스에게 아버지 리처드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말한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었던 로봇 앤드류와 그를 사랑한 여인의 일생을 그린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이 서정적인 클래식 연주와 함께 재현되었다.

11일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는 로봇과 인간과의 교감을 이야기한 영화와 클래식 음악이 만난 바이센테니얼 맨 공연이 열렸다. ⓒ김은영/ ScienceTimes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제 21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부대행사로 기획된 ‘바이센테니얼 맨 공연’은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 인간의 권리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심도 깊은 문제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이색적인 과학 행사였다.

로봇이 인간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행동 한다면

1999년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 나오는 로봇 앤드류(로빈 윌리엄스 분)는 인간처럼 생각하고 일하고 행동하는 안드로이드 로봇이다.

평범한 가사로봇이던 앤드류가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습득하게 된 것은 로봇 엔지니어가 먹던 샌드위치의 마요네즈가 앤드류의 복잡한 회로 위에 떨어지면서 부터이다.

감독은 ‘만약 인간과 같은 로봇이 생긴다면’ 이라는 낭만적인 상상을 영화에 투영했다.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은 200년을 산 남자라는 뜻으로 로봇이 인간이 되길 희망한다는 인간의 시각이 반영된 영화이다. ⓒ1492 Pictures

‘로봇이 스스로 창조한 제품을 판다면 그 수익은 누가 가져야 할까?’, ‘로봇을 사랑할 수 있을까?’, ‘음식을 먹고 방귀도 뀌는 로봇은 기계일까?’ 등 다양한 의문들이 영화에서 궁금증으로 튀어 나온다.

회로 고장이 난 후 인간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시계를 만드는 취미를 가지게 된 로봇 앤드류. 독특한 모양의 시계는 비싼 가격으로 팔린다.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이 생긴다. 로봇이 만든 제품의 판매대금은 누가 갖을까?

앤드류의 주인 리처드는 시계를 팔게 되면 수익은 주인인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둘째딸인 그레이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시계를 판돈은 전부 앤드류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레이스는 이미 앤드류를 기계로 보지 않고 인간과 동일시 여긴다.

로봇엔지니어의 실수로 앤드류는 창의성이 생겼다. 그는 시계를 만드는 취미가 생겼다. ⓒ김은영/ ScienceTimes

아버지 리처드는 앤드류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판매된 시계의 수익금을 예금해준다.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쓴 원작에서는 아버지 리처드의 의지로 앤드류 이름의 통장을 만들어 앤드류의 재산을 관리해준다. 원작에서 변호사는 “전례는 없지만 신탁 재산으로 관리하면 가능하다”고 답변한다.

앞으로 인간이 관여하지 않는 인공지능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는 인정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EU의회는 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 인간’(Electronic Person)으로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일본도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음악과 그림에 대한 저작권과 특허를 인정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로봇의 ‘자유’는 어떨까. 판매된 로봇이 자유의지로 주인을 떠나는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앤드류는 전 재산을 주인인 리처드에게 주며 자유를 달라고 요청한다. 원작에서는 법정까지 가게 된다. 이들에게 지방검사는 “우리는 ‘자유’라는 말을 로봇에게 적용시킬 수 없다. 오직 인간만이 자유로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로봇이 자유를 얻는 일은 현실에서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에서 앤드류는 ‘자유’를 인정받는다. 그는 주인인 리처드의 집을 나와 홀로 바닷가 주택에서 살 수 있는 자유를 누린다.

인간은 기계화되고 기계는 인간이 되고자한다

앤드류는 돈을 주고 인간 피부를 이식해 사람의 외형을 갖춘다. 그는 과거 주인이었던 리처드 가족들을 찾지만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하나둘 그의 곁을 떠난다. 인간은 늙고 죽기 때문이었다.

앤드류는 사랑했던 사람들의 죽음을 겪으며 인간과는 달리 무한한 삶을 사는 로봇이기를 포기하고자 한다. 그는 인간과 같은 장기를 이식 받는다.

앤드류는 인간과 같이 유한한 삶을 선택하며 인간의 장기를 이식받는다. ⓒ 1492 Pictures

앤드류는 인간처럼 음식을 먹고 방귀도 뀌며 연인과 즐겁게 생활한다. 하지만 세상은 로봇과 인간과의 합법적인 결혼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앤드류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이백년을 살고 기능이 정지되어 죽음에 이른다. ‘죽음’과 같은 기능정지가 되어서야 앤드류는 ‘200살을 산 최고령 인간’으로 인정받는다.

향후 미래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노화는 늦춰지고 수명은 더욱 연장될 전망이다. 인간의 기대수명은 120살에서 150살로 늘어나고 있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등 글로벌 IT 거물들은 너도 나도 수명연장 기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사람들은 유전자(DNA) 재조합을 통해 ‘영생불멸’의 삶까지도 꿈꾸고 있다.

“눈물이 없다는 것은 너무 잔인해요. 슬픔을 표현할 길이 없어요.”

인간의 시각에서 본 로봇은 인간이 되길 희망하고 인간은 로봇처럼 영원히 살고 싶어 한다. 눈물이 없어서 슬프다는 로봇 앤드류는 우리가 로봇과 함께 공존해야 할 머지않은 미래의 문제를 던져 주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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