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학다食]“니들이 장맛을 알아?”…모르면 ‘애간장’ 태우는 간장열전
사진출처:샘표
고구려의 장은 고구려 특산품이었죠. 중국 삼국지 ‘위지 동이전’에는 “고구려인은 장 담그고 술을 빚는 솜씨가 훌륭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중국 송나라 때 출간된 ‘본초강목’이나 ‘학재점필’에도 콩으로 만든 장은 이국에서 온 것이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삼국사기’에도 신라 신문왕이 왕비 집에 보낸 혼수 품목에 간장과 된장이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죠. 장은 전투식량 역할도 했습니다. 병자호란 때 남한산성에 고립된 조선군의 군량은 “쌀 1만여섬, 간장 100독”이라는 기록도 발견됐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은 장은 크게 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장맛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은 간장입니다.
간장은 말 그대로 간을 맞추는 장이라는 뜻입니다. 간장은 집안마다 맛이 달랐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장맛이 바뀌면 집안에 나쁜 일이 생긴다고 여겨 장을 소중히 보관했습니다.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장독대를 만들고 잡신을 막는 금줄을 치기도 했습니다.
집안에서 가장 높은 어른이 밥상에 올라 온 간장을 젓가락으로 찍어 장맛을 본 뒤에야 식사할 수 있는 밥상문화도 존재했을 정도입니다.
[사진출처:샘표]
간장 종류도 복잡해졌습니다. 양조간장, 진간장, 조선간장, 맛간장으로 세분화됐습니다. 각 간장마다 맛과 향도 달라 어떤 요리에 어떤 간장을 쓰느냐에 따라 음식의 성패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간장을 잘 쓰면 요리의 절반은 성공하는 셈이죠.
양조간장은 콩과 소맥을 사용하여 발효시켜 만드는 간장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형성되는 맛, 색, 향 성분을 통해 요리에 깊고 풍부한 향을 더해주죠.
감칠맛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수백 가지에 달하는 깊고 풍부한 향이 특색인 양조간장은 열을 받으면 향이 변해 생(生) 요리에 잘 어울립니다. 생선회, 부침요리 등을 찍어먹는 소스, 무침, 간장 드레싱 등에 사용하면 좋죠.
진간장은 콩과 소맥을 주원료로 양조간장에 맛의 주성분인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간장을 혼합해 만듭니다. 감칠맛이 뛰어나고 열을 가해도 맛이 잘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주로 끓이거나 볶는 요리에 많이 사용하죠. 멸치볶음, 장조림, 갈비찜, 간장게장 등과 잘 어울립니다.
이밖에도 염도가 낮은 저염간장, 유기농 간장, 향신간장 등 다양한 간장 제품이 있으니 취향에 맞게 선택해야 합니다.
간장을 고를 때는 용기 뒷면에 적혀 있는 T.N 지수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T.N(Total Nitrogen)은 ‘총질소함량’를 뜻합니다. 단백질발효지수로 표현하죠.
T.N 수치가 높을수록 더욱 진하고, 좋은 간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T.N이 1.0% 이상이면 표준, 1.3% 이상이면 고급, 1.5% 이상이면 특급이라고 평가받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