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국내여행]고래 바다 여행선 ‘고래야, 어딨~니?’

‘고래야, 어딨~니?’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면 더위 ‘싹’…고래바다여행선 타보니

지난 7월 29일 오후 1시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바다여행선 선착장 앞. 오전에 비가 왔고 날씨가 흐린데도 여행선을 타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바다여행선 선착장. 최은경 기자

고래바다여행선은 4~11월(디너크루즈는 5~10월)에 운항하는 국내 유일의 고래탐사선으로 지난 2년 여 동안 10만 여 명이 탑승했다.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고래를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울산 고래문화특구 내 국내 유일 고래탐사선
2013년 운항 시작, 고래발견 비율은 13%선
3시간 운항 동안 마술쇼·노래자랑으로 흥 돋우지만
고래 안 나타나면 즐길거리 부족한 점 아쉬워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 하루 1회, 주말에 2회 운항하는데 여름 휴가철을 맞아 7월 25일~8월 31일 매일(7월 31일 제외) 하루 2회로 운항횟수를 늘렸다. 박미성 고래문화마을 대리는 “요즘은 하루 2회 운항 모두 만선(320명)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출항 한 시간 전에 발권해야 한다. 최은경 기자

이날 오후 2시에 출항하는 여행선 역시 전날 저녁에 매진됐다. 한 50대 남성은 오후 1시쯤 매표소를 찾았다 표를 사지 못하고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출항 시간은 오후 2시. 발권을 하고 30여 분 동안 무엇을 할까 주위를 둘러보니 길 건너편에 식당가가 있었다. 고래고기를 파는 곳도 여럿 보였다. 분식점과 토스트 가게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주로 자녀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다. 3대가 함께 있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토스트를 사 들고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쪽으로 가니 바다가 보이는 광장에서 아이들이 뛰놀며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승선 마감시간인 1시 50분. 여행선 앞에 다시 긴 줄이 만들어졌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탑승 시 신분증 확인은 필수다. 배 입구에서 이상식(71) 갑판장이 두 팔 벌려 탑승객들을 맞았다. 여행선은 길이 42m, 너비 10m로 생각보다 컸다. 대연회장과 공연무대·뷔페시설이 있는 1층, 회의실·테이블이 있는 2층, 야외테라스·매점이 있는 3층으로 구성돼 있다. 탑승객들은 출발 전부터 준비해온 먹거리를 꺼내놓고 ‘고래를 직접 볼 수 있다’는 한껏 부푼 기대를 드러냈다. 

여행선 1층 내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앉기 좋게 테이블 별로 나뉘어 있다. 최은경 기자

울산에 사는 정옥주(60)씨는 경기도 수원에서 휴가 차 내려온 아들 식구와 배에 올랐다. 정씨는 “울산에 살면서도 고래바다여행선을 타는 것은 처음”이라며 “다섯 살 손자가 고래 1100마리가 나오는 꿈을 꿨다고 해 기대하고 있다”고 웃었다. 이들 가족은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며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배에서 음주를 할 수 있지만 소주처럼 도수가 높은 술은 반입금지다.  

‘브라보~’ 3대가 오랜만에 모여 선상 치맥을 즐기는 정옥주(맨 오른쪽)씨 가족. 최은경 기자

배가 모터소리와 함께 속도를 내자 시원한 바닷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렸다. 아이들은 1~3층을 신나게 뛰어다녔다. 탁 트인 야외테라스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3층이 특히 북적거렸다. 양 쪽 난간에 빼곡히 자리 잡은 탑승객들은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고 활짝 웃는 얼굴로 사진을 찍었다. 

바다 저편에 울산의 상징인 울산대교와 산업단지가 보였다. 이날 코스는 울산 강동지역과 울기등대 방면을 돌아보는 것으로 3시간이 걸린다. 

여행선 3층 야외 테라스. 시원한 바닷바람에 모두 들뜬 표정이다. 최은경 기자

‘바다 바라보기’가 지루해질 때쯤 1층 무대에서 마술쇼가 열렸다. 아이들은 연신 박수를 치며 똘망똘망한 눈을 마술사의 손 끝에 고정했다. 삼삼오오 모여 게임을 하는 가족들도 있었다. 배가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노래자랑, 선장 옷 입고 사진 찍기 같은 행사가 열려 탑승객들의 흥을 돋웠다.

3시간 운항 동안 마술쇼, 노래자랑이 열려 지루함을 달래준다. 최은경 기자

 

선장 옷 입고 사진 찍기 행사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최은경 기자

3층 갑판에 올라가봤다. 이곳은 여행선 관계자만 드나들 수 있는 곳으로 세찬 바람 속에서 탁 트인 바닷길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 갑판장이 망원경 너머에서 고래 떼를 찾고 있었다. 이 갑판장은 “고래가 멸치·오징어 같은 먹이가 있는 곳에 매번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오늘 고래를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상식 갑판장이 고래 떼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최은경 기자

울산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노는 참돌고래. [사진 고래바다여행선]

울산 앞바다에 주로 나타나는 고래는 유선형의 검푸른 참돌고래다. 지난 달 27일 장생포항 북동쪽 14.4km 해상에서 바다를 유영하는 참돌고래 1000여 마리가 발견돼 탑승객들이 30여 분 동안 그 모습을 지켜봤다. 박 대리는 “평균 고래 발견 비율은 13% 정도”라며 “수온이 올라가 8월에 고래를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재 뒤인 지난 2일 참돌고래가 500여 마리 나타난 데 이어 3일에도 1000여 마리가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11번째다. 

고래는 날씨와 관계 없이 나타난다고 한다. 고래야, 어딨~니? 최은경 기자

기자가 탑승한 7월 29일에는 320명 탑승객의 바람에도 고래를 볼 수 없었다. 대신 고래 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TV에서 고래바다여행선을 보고 가족과 함께 왔다는 김기선(45, 부산 모라동)씨는 “고래는 보지 못했지만 무더위에 모처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어 좋았다”며 “고래를 못 보면 울산함·고래박물관·고래문화마을 중 한 곳의 무료이용권을 준다니 고래문화특구를 찾은 김에 다 둘러보고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들 김세일(모덕초5)군은 끝까지 고래를 찾으려는 듯 먼 바다를 바라봤다. 

일부 탑승객들은 “고래를 발견 못했을 때 배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많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대리는 “평일과 주말 오전에는 음악공연을 하고 있다”며 “선상공연을 다양화하는 것 외에도 고래문화마을 등 고래문화특구의 다른 시설과 연계해 여러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확대해서 보세요. 최은경 기자

울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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