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가 알을 낳는다, 침입종의 미친 생존력
세계 100대 침입종 첫째 꼽히는 노랑미친개미 신천지 개척 비밀 병기 드러나
아시아서 대서양 침입한 육식어 쏠배감펭은 스텔스 기능으로 토착어종 초토화
노랑미친개미, 애벌레 먹이려 알 낳아
우리나라에 아직 안 들어왔지만 환경부가 2013년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해 유입을 잔뜩 경계하는 개미가 있다. 이름도 섬뜩한 ‘노랑미친개미’로 생태계를 무차별로 파괴해 악명이 높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작성한 세계 100대 침입종 목록의 첫째에 올라 있는 이 개미의 새로운 비밀이 드러났다. 대만 국립장화사범대 등 국제 연구진은 이 종의 일개미 일부가 생식란과 영양란 등 두 가지 알을 낳는데, 생식란에서 정상적 생식능력이 있는 수컷이 태어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영양란은 먹이가 부족한 계절에 애벌레의 단백질원으로 쓴다. 여왕개미가 죽거나 먹이가 없는 낯선 서식지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무기다.
대서양 침입 쏠배감펭, 냄새로 위장술 펴
쏠배감펭은 우리나라 남해안을 비롯해 태평양과 인도양에 사는 육식성 어종인데, 대서양에 도입돼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카리브해에서 이어 지중해로 퍼지고 있는 이 물고기는 산호 주변의 작은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지만 가시에 독이 있는 등의 이유로 천적이 전혀 없어 작살로 잡아내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쏠배감펭을 본 자리돔은 동료 소형어종인 나비고기가 왔을 때와 비슷하게 행동했다. 연구자들은 쏠배감펭이 자기 냄새를 가리는 화학물질을 방출하거나 포식자가 아닌 물고기 냄새로 위장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Ching-Chen Lee et al, Worker reproduction of the invasive yellow crazy ant Anoplolepis gracilipes, Frontiers in Zoology (2017) 14:24
DOI 10.1186/s12983-017-0210-4
McCormick MI, Allan BJM (2016) Lionfish misidentification circumvents an optimized escape response by prey. Conserv Physiol 4(1):
cow064; doi:10.1093/conphys/cow064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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