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BEAST Eats: 최자로드 – 에필로그
“최자의 맛집들은 내 손이 닿을 수 있는 세계 안에서 공유된다. 음악 하는 미식가의 한 끼는 ‘넘사벽’일 줄 알았건만, 웬걸? 두 발만 부지런하다면 내 혀끝으로도 느낄 수 있는 거리감인 거다.
최자 식으로 표현하면 ‘맛집은 가장 실패할 확률이 낮은 도박’인데, 나도 거기에 배팅할 수 있다니. 그러니 최자로드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이 합리적인 사치에 기꺼이 동조하고 그 목적지를 궁금해한다.”
과장이 아니었다. 손님 자격으로 최자로드 맛집들을 다시 찾을 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 을지로의 노포에서 순대에 와인을 곁들이는 젊은이들을 목격했다. 후암동의 고깃집에 최자로드를 안주 삼아 삼겹살을 굽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최자로드 도장격파를 시작했다는 SNS와 블로그 콘텐츠가 하나둘씩 등장했다. 기사가 발행된 후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들이다.
이번 에필로그는 그동안 <최자로드>에서 소개되었던 맛집들의 세부 정보를 공개한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다섯 편의 에피소드와 후암동 최자네 집의 온라인 집들이를 감행한 번외편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까지. 8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입 안에서 간이 퍽퍽해지는 순간 와인을 한 모금 머금으면 크림처럼 녹아버린다.”
Ep.1 을지로 푸아그라
- 산수갑산
대창 순대를 기대하고 왔다가 간과 레드 와인과의 환상 조합을 발견했다. 원래 간도 귀한 먹거리지만 정말 고급 음식 먹는 느낌이 난다. 아, 프랑스 맛! “레드와인을 곁들인 을지로 푸아그라를 맛보기 전에 꼭 명심할 게 하나 있어. 가게에서 판매하는 술을 많이 팔아주는 센스와 예의 그리고 염치 하에 이모님께 양해를 구해야 해.”
서울 중구 을지로20길 24
02-2275-6654
추천메뉴: 간이랑 대창 순대만 주문한 모둠 순대
Ep.2 집 앞 삼겹살, 학교 앞 떡볶이
- 사랑방 참숯 화로구이 & 신사시장 떡볶이
“통째로 기름장에 찍지 않는 건 스시에 붓으로 간장을 바르는 이유와 같다. 재료 본연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 것.”
서울 용산구 신흥로36길 4
02-774-5950
추천메뉴: 삼겹살-돼지목살-돼지갈비-등갈비-갈비살 (메뉴판 밑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차례로 주문)
“여기는 떡볶이집인데 순댓국이 맛있는 게 함정이야.”
최자의 강남 소울 푸드는 학교 앞 떡볶이집이었다. 그런데 김치부터 깊은 국물 맛까지, 이곳은 분식집을 가장한 순댓국집이 아닌가.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야 해. 추어탕에 청양고추 넣는 느낌으로. 그럼 맛이 확 좋아져.”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9길 72-1 신사시장 내
02-547-1690
추천메뉴: 떡볶이, 김말이, 순댓국
Ep.3 선 커리 후 노가리- 에베레스트 & 만선호프
“팔락 퍼니르가 맛이 없으면 다른 메뉴가 아무리 맛있어도 좋은 커리집이라 할 수 없어.”
서울 종로구 종로51가길 2-1
02-766-8850
추천메뉴: 팔락 퍼니르, 치킨 티카 마살라, 머튼 반달루, 계란 커리
“아, 해도 저무는데 노가리에 맥주 한잔할까?”
마음에 드는 친구와 청계천을 걷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가볍게 한잔하러 오기 딱인 공간을 물색 중인가. 부담 없는 노가리 안주와 값 싼 맥주, 밤이 깊을수록 서로가 아름다워 보이는 조명까지 고루 갖춘 한국의 카오산 로드로 향하자. “고추장 마요네즈가 좀 매우면, 꼭 간장 마요네즈를 달라고 주문해. 그게 팁이야.”
서울 중구 을지로13길 19
02-2274-1040
추천메뉴: 노가리, 번데기 (착석과 동시에 머리 수대로 노가리 한 마리와 생맥주 한잔이 나온다.)
Ep.4 고등어 샌드위치와 순두부 우동- 미라이 & 홍제동 우동국수
“일식 요리를 타파스처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 봐. 적은 양을 조금씩,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울 강남구 논현로153길 24
02-540-0934
추천메뉴: 마구로 치즈 아에(참치 치즈 무침), 한주쿠 타마고(반숙 달걀), 사바 산도(고등어 샌드위치)
“나는 주로 부추우동을 시켜. 같이 온 사람에게 매운 순두부 우동을 먹으라고 강요하고.”
은평구 갈현동의 한 우동집. 친동생이 최자에게 추천한 맛집이다. 안 그래도 손님이 많아서 기다리기 싫으니 제발 최자로드에만은 안 나왔으면 한다는 간곡한 부탁과 함께. “홍제동에 상호가 비슷한 가게가 하나 더 있으니 제대로 알고 찾아가야 해. 순두부 우동은 매운맛으로 주문하여 얼큰함을 느껴봐. 올 때마다 매진이라 못 먹어봤지만 지인들 사이에선 오돌뼈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더라고.”
서울 은평구 서오릉로 242
02-388-5929
추천메뉴: 부추 우동, 순두부 우동(매운맛), 오돌뼈
Ep.5 닭한마리와 모나카 아이스크림- 진옥화할매 원조 닭한마리 & 태극당
“여기 줄이 길면 기다렸다 먹든지 아니면 포기하는 게 나아. 다른 데 가면 이 집에 대한 애정만 더 생긴다?”
서울 종로구 종로40가길 18
02-2275-9666
추천 메뉴: 닭한마리와 닭한마리 그리고 또 닭한마리
“닭한마리를 먹은 후 모나카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해야 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야.”
해방 직후 1946년부터 명맥을 이어온 대한민국 최초의 제과점. 여기는 닭한마리랑 하나의 코스다.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입에 남아 있는 텁텁한 맛이 딱 정리가 된다. 결정이 크고 서걱서걱한 질감이 특징인 ‘옛날 맛’ 모나카로 입가심을. “입이 아쉽다면 옛날식 카스텔라와 우유 한잔은 훌륭한 선택지야. 돼지 제조기야. 돼조기. 근데 그만큼 맛있어.”
서울 중구 동호로24길 7
02-2279-3152
추천메뉴: 모나카 아이스크림, 카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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