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최초의 꽃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구상 최초의 꽃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리는 하루에 소비하는 열량의 절반 이상을 식물로부터 얻는다. 정확히는 쌀이나 옥수수, 밀 등을 포함하는 ‘속씨식물’이다. 하지만 우리는 속씨식물이 언제 처음 생겼고 그 모습은 어땠는지 확실히 모른다.

식물은 크게 겉씨식물과 속씨식물로 나뉘는데, 속씨식물의 가장 큰 특징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속씨식물을 찾는 여정이 곧 최초의 꽃을 찾는 일로 연결된다.

지난 1일 (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슈드대와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등 공동 연구팀이 속씨식물의 조상을 밝혀줄 최초의 꽃의 모습을 추정하고 컴퓨터 이미지로 형태를 재현해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최초의 꽃도 지금의 꽃과 비슷하게 암술과 수술이 한 꽃 안에 같이 있는 양성화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꽃받침이나 꽃술의 수는 현대로 올수록 줄어드는대신 세부기관으로 분화돼 효율은 더 좋아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이 제시한 최초의 꽃은 5개 이상의 암술(Gynoecium)과 10개 이상의 수술(Androecium)이 함께 있는 양성화(Bisexual flower)엿고, 원시 형태의 꽃덮개(Perianth)도 10개 이상 존재했다. -Paris-Sud University 제공

● 최초의 꽃,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양성화

현존하는 식물의 90% 이상이 속씨식물이다. 대부분의 속씨식물은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같이 들어 있는 양성화다.

연구팀이 제시한 최초의 꽃 역시 양성화다. 최초의 꽃이 양성이었는지, 단성이었는지의 논란에 대해 연구진은 양성화에서 필요에 의해 단성화가 분화돼 나왔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 단성화 : 암술과 수술이 한 꽃 안에 같이 있는 양성화와 달리 단성화는 암술과 수술이 따로 있는 것이다. 이는 다시 자웅동주와 자웅이주로 나뉜다. 자웅동주는 소나무와 같이 한 개체에 암꽃과 수꽃이 모두 피는 것이며, 자웅이주는 버드나무와 같이 암꽃과 수꽃이 아예 다른 개체에서 피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최초의 꽃이 5개 이상의 암술과 10개 이상의 수술, 그리고 암술과 수술을 보호하는 하얀색의 꽃덮개 등 세 가지로 매우 단순하게 구성돼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방사형의 나선잎차례 하나마다 3개씩의 꽃덮개와 수술이 돋아나 있었으며, 꽃가루를 만드는 꽃밥은 안쪽으로 향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 잎차례 : 줄기에 대한 잎의 배열 방식으로, 보통은 1개의 마디에 1장의 잎이 붙는다. 대부분의 식물에서 잎이 나오는 점을 연결하면 나선형 모양을 형성한다. 외적 조건에 의해 쉽게 변하지 않고 종 특이성을 보이는 식물의 고유한 성질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암술과 수술 등 생식을 담당하는 기관이 아닌 것은 꽃덮개가 유일하다. 결국 이 꽃덮개가 현대의 꽃에서 꽃잎과 꽃받침, 꽃부리로 세분화된 여러 기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을 것이다.

파리슈드대 시스템진화학과 허브 사우퀫 교수(논문 제1 저자)는  “최초의 꽃에 있는 원시기관인 꽃덮개만으로는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지금처럼 수행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보완이 진화를 통해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의 속씨식물의 구조. 연구팀이 제시한 최초의 꽃보다 각 기관이 더 세분화돼 많아졌다. - 브리태니커 제공

● 어떻게 밝혔나?...꽃의 빅데이터 활용해

진화식물학의 대표적인 연구방법으로는 △화석과 현존식물의 비교연구 △진화적으로 발달지표가 되는 유전자 연구 △데이터 군집을 이용한 예측 연구 등이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학자들은 최초의 식물은 약 3억5000만~3억 1000만 년 전 발생했으며, 최초의 속씨식물은 2억 5000만~1억 4000만 년 사이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속씨식물 화석의 연대가 1억3000만 년 전의 것으로 확인되면서, 화석 연구를 통한 꽃의 진화 연구는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이 택한 것은 데이터를 이용한 예측 연구 방법이다. 사우퀫 교수는 “발견된 고대식물의 화석이 없고, 유전적으로 다양한 옛 분류군의 샘플을 얻는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대신 지금까지 모은 데이터를 최대한 이용해 최초의 식물의 모습을 예측해 재현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792개의 종의 꽃이 가진 1만3000여 개에 달하는 특성들을 데이터화 했고, 화석이나 유전자 정보를 통해 얻은 계통발생학적 최신 추정치나 기존의 형태학적 연구 모델 등도 함께 분석했다. 이를 통해 최초의 꽃과 지질학적 시간에 따라 변화해온 꽃의 진화 가설까지 제시했다.

● 꽃받침, 수술 등 방사형 기관 수가 점차 줄었다

연구팀은 분석한 초기 꽃의 결과를 바탕으로 꽃에 대한 세 가지 진화적 가설을 내세웠다.

첫째 식물은 양성화에서 단성화로 진화했으며, 둘째 꽃받침이나 수술군의 모양이 기존 주장처럼 소용돌이형으로 뭉치는 것이 아닌 사방으로 퍼지는 방사형에서 진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셋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방사형 기관의 수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사우퀫 교수는 “방사형 모양의 원시적인 꽃받침 기관의 수가 점차 줄었는데, 기능적 관점에서 고대의 꽃에서 그 수가 더 많았던 이유를 아직도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보다 안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꽃 진화에 따른 계통분류도. 양성화(노랑색)에서 단성화(파랑색)가 진화됐음을 알 수 있다.-Paris-Sud Universit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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