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sj · 2017. 8. 1. 15:06 Economy & Life/경제.재테크 ·

금융자산 10억 이상 대한민국 부자 43%, "재건축 등 부동산에 더 투자하겠다"

입력 : 2017.08.01 10:46 | 수정 : 2017.08.01 11:29

KB금융지주 '2017 한국 부자 보고서' 발간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에도 상당수는 "고수익 부동산에 더 투자할 것" 응답
이들이 내다보는 신흥 부촌은 '반포·잠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대한민국 부자들’ 중 43%가 투자용 부동산을 더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은 것은 ‘재건축 아파트’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일 발표한 ‘2017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자산가는 24만2000명으로 추산됐다. 1년 전보다 14.8%, 5년 전에 비해선 48.5%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552조원으로 역시 5년 전(366조원)에 비해 50.8% 급증했다. 전체 국민의 상위 0.47%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한 셈이다.

부자의 수와 이들이 보유한 자산 규모가 연 평균 10%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 호황으로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가치가 상승한데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도 오르면서 이를 처분한 돈 등이 다시 금융자산으로 편입된 효과로 분석된다.

연구소는 이들 중 400명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벌여 이들이 앞으로 돈을 어디로 움직일지 알아봤다. 조사 결과, 부자들의 관심은 첫째도 부동산, 둘째도 부동산, 셋째도 부동산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평균 28억6000만원.

이들은 부동산 규제 강화와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른 가격 하락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의 전부 혹은 일부를 처분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20.2%에 불과했다.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사람이 39.4%로 가장 많았고, ‘전·월세 등 임대형태 변화’가 22.3%, ‘다른 고수익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12.3%였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향후 유망 부동산 유형. 재건축 아파트를 지목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한국 부자들이 앞으로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로 지목한 것은 역시 ‘재건축 아파트’였다. 27.7%가 재건축 아파트를 투자 1순위로 꼽았다. 강남 3구에 사는 응답자 중 이미 투자용 재건축을 갖고 있다는 사람이 23.6%였고, 총자산이 100억원이 넘는 응답자 중에도 21.4%였다. 연구소는 “한국의 부자는 이미 재건축 아파트 투자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와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 조사 때는 부자들이 유망한 투자처로 꼽은 것은 빌딩(33%)이 아파트(13.8%)를 크게 넘어섰다. 올해는 빌딩·상가는 아파트에 밀렸다.

부자들이 내다보는 부동산 경기. 매우 나빠지거나 조금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자보다 지금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았다./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한편 이들이 대표적인 부촌(富村)으로 생각하는 곳은 강남구 압구정동(47.4%), 용산구 한남동(21.9%), 강남구 청담동(21.2%), 강남구 대치동(19.1%), 서초구 반포동(10.1%) 등이었다. 현재 대비 앞으로 5년 내 부촌은 어디일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청담동, 대치동, 성북동, 평창동 등 전통적 부촌의 비중은 감소했고 반포동, 잠실동을 지목하는 사람이 많았다.

부자들의 전체 자산 구성은 부동산에 절반 이상인 52.2%가 몰려 있고, 나머지는 금융자산 44.2%, 기타자산 3.6% 순이었다. 금융자산의 절반은 현금이나 예·적금으로 갖고 있었고, 주식은 20.4%, 저축성보험 13.2%, 펀드 8.4% 순이었다.

앞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짤 때 투자용 부동산을 늘리겠다는 비율이 42.8%로 가장 높았다. 수익과 위험을 모두 감안할 때 대한민국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는 국내 부동산(32.2%), 국내주식(23.4%), 해외주식(9.7%) 순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