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평창의 맛척박해야만 자라는 메밀·산채·한우추위 버텨낸 황태·송어·오삼불고기
강원도 평창 장암산 활공장에서 높디높은 가을 하늘을 더 가까이에서 즐기려는 사람들이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의 평창강 둔치 일원에는 여름부터 핀 백일홍으로 울긋불긋 꽃대궐을 이뤘다.
맛은 자라는 곳의 기후를 따라간다. 비옥한 땅을 가진 전주,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이 나는 통영이 그렇다. 첩첩산중 척박한 땅을 가진 평창도 마찬가지다. 평창만의 맛이 있다. 사실 평창에서 잘 자라는 식물은 많지 않다. 그나마 메밀이 뿌리를 잘 내렸다.
건조한 땅에도 굳건하게 뿌리를 내렸을 뿐 아니라 병에도 잘 걸리지 않았다. 심고 수확하는 데는 3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산·들이 빚은 평창의 맛 ‘메밀·산채·한우’
곤드레·취나물·무청·얼레지 등 해발 750m의 청정 고지대 평창에서 재배하는 산채나물은 무기질·비타민, 특수성분인 필수아미노산과 필수지방산, 향 미량원소 등이 우수한 식품으로 평가한다. 또 양질의 단백질이 들어 있어 인체의 기능을 균형 있게 유지해준다. 최근에는 약리효과도 밝혀져 건강식품으로도 인기를 누린다. 산채비빔밥·전·튀김·떡조림·무침 등 다양하게 요리해 즐길 수 있다.
일두백미(一頭百味). 한우 한 마리에선 100가지 맛이 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한우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식재료다. 평창은 해발 700m 이상의 초원에서 한우를 길러 예부터 쇠고기 맛이 좋기로 명성이 자자했다. 지난해 축산물품질평가원 출하성적 결과에서도 거세우 1등급 이상 출현율이 전국 최고인 91.5%를 기록할 만큼 뛰어난 품질을 뽐낸다. 최근 들어서는 홍콩·마카오로 수출하는 등 한우의 위상을 외국에서도 드높이고 있다.
특히 부드러운 육질과 고기 자체가 지닌 풍미는 한우 가운데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고원지대에서 사육한 평창 한우는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해 일품이다. 맛도 일품이지만 농가와 협약을 맺은 품질관리가 믿을 만하다. 안정적으로 원육을 제공하고 전산화해 엄격하게 한우 개체를 관리한다.
◇혹독한 겨울을 견딘 ‘송어·황태·오삼불고기’
황태를 말리는 덕장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황태는 겨울부터 봄까지 4개월 동안 명태를 말린 것으로 일년내내 먹을 수 있다. 얼어붙어서 더덕처럼 마른 북어라고 해 더덕북어라고도 한다. 겨울철에 명태를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 대관령을 넘어오는 동해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스무 번 이상 반복해 말린다. 이렇게 말린 황태는 빛이 누렇고 살이 연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육질과 깊은 맛을 낸다. 황태국부터 황태찜, 구이 등 다채로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고 단백질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그만이다. 숙취해소와 간장해독, 노폐물 제거 등의 효과가 있다.
평창강 둔치를 가득메운 백일홍
◇평창강 물들인 울긋불긋 꽃대궐
평창에서 백일홍을 제대로 즐기려면 평창강으로 가야 한다. 31번 국도를 따라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 일행이 오갔던 대화면을 지나 평창읍으로 들어가야 한다. 9월 중순 평창강은 울긋불긋 꽃대궐이다. 봉평 평창강 둔치 일대 약 약 3만㎡에 백일홍이 가득하다. 무려 100만송이의 꽃바다가 바람에 불 때마다 꽃물결에 출렁인다.
백일홍은 멕시코 태생이다. 국화과로 한해살이풀이다. 이름처럼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100일 넘게 붉은 꽃을 피운다. 비슷한 시기에 붉은 꽃이 피는 배롱나무도 백일홍이라고 불리지만 둘은 전혀 다른 종이다. 곧게 뻗은 줄기 꼭대기에 소담스런 꽃이 피는 백일홍은 관상용으로 사랑받으면서 세계에 퍼졌다. 덕분에 품종도 다양해졌다. 꽃 종류마다 크기와 색깔, 꽃잎의 숫자가 다르다. 언뜻 붉게 보이는 백일홍 꽃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빨간색은 물론이거니와 주황색, 분홍색뿐 아니라 희거나 노란 꽃까지 알록달록하다. 야구공처럼 둥글게 핀 꽃이 있는가 하면, 원반처럼 납작하게 핀 꽃도 있다. 백일홍 꽃밭을 하루종일 걸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좀더 재미있게 백일홍을 즐기려면 23일부터 열리는 ‘평창백일홍축제’를 놓쳐서는 안된다. 다음달 8일까지 ‘당신의 백일을 축하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백일홍 화관과 꽃반지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청옥산 정상인 ‘육백마지기’는 화전민이 정착해 넓고 거친 땅을 개간한 곳으로 평지가 드문 강원도 최초의 고랭지 채소밭이다.
좀더 재미있게 백일홍을 즐기려면 23일부터 열리는 ‘평창백일홍축제’를 놓쳐서는 안된다. 다음달 8일까지 ‘당신의 백일을 축하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백일홍 화관과 꽃반지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여행메모
△잠잘곳=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휘닉스 평창을 추천할 만하다. 알펜시아 리조트도 찾는 이가 많다. 봉평 외곽의 솔섬오토캠핑장은 캠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곳. 흥정계곡 주변에 펜션들이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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