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대맛 다시보기 진미식당
진미식당은 게에 살이 가장 많이 오르고 알이 꽉 차는 4월에 1년치를 한꺼번에 사서 충남 서산의 전용 냉동고에 보관한다.
이웃 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으로 대박
진미라는 이름은 가게를 열기 위해 공사할 때 이웃집 할아버지가 지어줬다.
진미식당 정복순(65) 사장이 식당 이름을 '진미'로 지은 이유다. 논산에 살던 정 사장은 2000년대 초 서울에 취직한 딸의 반찬을 챙겨주느라 자주 서울에 왔다. 그러다 아는 사람 소개로 서울역 근처 한 호프집에서 1년간 일했다. 막상 해보니 차라리 내 장사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 가게 자리를 발견했다. 테이블 5개밖에 없는 작은 식당에서 간장게장·칼국수·비빔밥 3개 메뉴로 장사를 시작했다. 할아버지의 말이 맞았는지 8월 한창 더울 때 식당을 열었는데도 하루가 다르게 손님이 늘었다. 테이블이 턱없이 모자라서 가게 밖 땅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팔기도 했다.
4월에 1년치 꽃게 구입해 보관
가게를 옮긴 후엔 간장게장 하나만 팔았다. 꽃게 산지로 유명한 충남 서산이 고향인 정 사장에게 게는 어릴 때부터 먹던 음식이라 다른 음식보다 자신이 있었다. 약방을 하던 아버지가 게를 좋아하셔서 어머니가 늘 간장게장을 했기 때문이다.
진미식당은 한 달에 두 번 서산창고에서 조금씩 게를 꺼내 가게로 가져온다.
미리 알이 꽉 찬 게를 사두기 때문에1년 내내 살이 꽉 찬 게를 맛볼 수 있다.
"유명하다고 해서 가보면 정작 만족할 만한 곳이 한 곳도 없더라고요. 전엔 서울에서 유명한 한정식집에 갔는데 게에 살이 하나도 없고 물만 줄줄 흐르는 거예요. 못먹겠더라고요. 값을 그렇게 비싸게 받는데 말이죠. "
감태 등 10여 가지 반찬…배추·무 농사도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감태. 돈 안 받는 밑반찬이지만 한달에 500만원 넘는 돈이 든다.
정 사장의 이런 정에 끌려 한번 온 사람은 단골이 된다. 단골들의 사연만 들어도 이 집이 얼마나 특별한 지 짐작할 수 있다.
"40대 중반 검사 양반은 45년 일평생 멸치도 안 먹을 정도로 생선을 싫어했는데 우리집서 먹어보곤 부모님까지 모시고 왔어요. 다섯 번이나 왔는데 그때마다 자리가 없거나 게가 떨어져 못먹고 돌아간 한 손님은 나갈 때 '맛있게 잘 먹었다'며 내 손을 잡아주더라고요. "
식객 허영만 등 유명인 단골 많아
맛대맛에 소개된 후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일본·홍콩·말레이시아 등 외국인 손님이 늘었다. 또한 '2017 미쉐린(미슐랭)가이드 서울편'에도 이름을 올렸다.
대표메뉴: 간장게장 3만8000원(1인분) ·개점:2002년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86-6(공덕동 105-127) ·전화번호: 02-3211-4468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3시30분, 오후 5시~오후 9시(매주 일요일, 공휴일 휴무) ·주차: 인근 공영주차장(1시간 무료 쿠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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