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서초동 전주청국장

전주청국장

"청국장 제 맛내기 어려워, 다른 식당서 못따라해"
7000원짜리 청국장 먹으려 만원씩 내고 배달시켜
맛대맛 소개한 지 3년, 청국장 가격 그대로


직접 띄운 청국장으로 만든 전주청국장의 '청국장'.

32년 늘 그 자리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 인근에 영동설렁탕과 더불어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며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 명성을 지켜온 식당이 있다. 바로 전주청국장이다. 간장게장 골목으로 유명한 맛집 골목에서 청국장을 파는 것도 독특한데, 부침 심한 강남에서 30년 넘게 청국장 하나로 버텼으니 더욱 범상치 않다. 

전주청국장은 큰 냄비에서 먼저 청국장을 끓여 놓았다가주문이 들어오면 뚝배기에 담아 다시 끓여 손님상에 낸다.

전주청국장이 처음 문을 연 건 1985년이다. 전북 순창이 고향인 김종필(69) 사장이 전주 출신 아내와 함께 서울에 올라와 작은 가게를 여고 청국장을 팔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당시엔 가게 건너편에 있는 영동설렁탕을 비롯해 식당이 몇몇 있었지만 지금처럼 번화하진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 사장 부부에게 청국장은 고향에서 즐겨 먹던 메뉴라 자신이 있었다. 
김 사장은 "청국장은 메뉴 자체로 다른 식당과 차별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집 특유의 개운한 맛은 다른 가게가 쉽게 따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식당이 맛있다고 소문나면 금세 같은 메뉴를 파는 식당이 우후죽순 생기기 마련인데 청국장은 초보자가 맛을 제대로 내기 어려우니 쉽게 따라하지 못할 거로 생각한 거다. 김 사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식당 주변엔 간장게장·아귀찜 파는 식당이 하나둘 들어서며 거리를 채웠다. 하지만 지금도 동네에서 청국장 파는 가게는 전주청국장뿐이다. 

해장 청국장 파느라 24시간 영업  

청국장 맛보러 찾아오는 사람들로 늘 가게는 붐볐다. 식사 때면 가게 밖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18년 전엔 옆에 있던 치킨가게를 인수해 식당을 확장했다. 보통 밥집은 점심·저녁 식사 때만 붐비지만 전주청국장은 하루 종일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점심 시간엔 직장인, 늦은 밤엔 영업을 마친 주변 상인이나 인근 유흥업소 직원이 주로 찾는다. 
김 사장은 상권을 감안해 처음부터 24시간 영업을 해왔다. 나이트클럽과 술집이 많은 지리적 특징 말이다. 실제로 영업 초기부터 술 마시고 속 달래러 온 손님이 많았다. 해장용으로 청국장을 먹는 게 생소하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은 그 효과를 알게 된단다. 김 사장은 "해장국이라고 하면 다들 콩나물국이나 선지국을 떠올리는데 사실 청국장만큼 좋은 게 없다"며 "우리 집에서 청국장 먹고 가면 다들 속이 편하다고 한다"며 말했다. 
명절에 손님 더 많아 


18년 전 리모델링한전주청국장 내부.

전주청국장이 더 바쁜 때는 추석·설 같은 명절이다. 그야말로 1년 365일, 명절 당일도 당연히 활짝 문을 연다. 이게 알려져 이젠 명절이면 사람이 더 몰린다. 가족이 함께 오는 경우도 있고 고향 안 가고 혼자 남은 사람들이 오기도 한다. 
포장 손님도 많다. 전에는 가게 앞에 차를 대고 기다렸다가 받아갔지만 10여 년 전부터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최근엔 아예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이집 청국장 한그릇의 가격이 7000원인데 배달비는 1만원이 넘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도 배달 서비스 이용하는 사람이 계속 는다. 

청국장이 냄새가 심해 젊은 사람들은 싫어할 것이라는 건 오해다. 오히려 전주청국장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다 찾는다. 가끔 공항에 내리자마자 자기 집보다 전주청국장에 먼저 오는 사람도 있다. 낯선 타지에서 여행하며 그리웠던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다. 가게 한쪽 벽엔 이 집을 다녀간 연예인들 사인이 빽빽하게 붙어있다. 최민수·강수연·김흥국·지상렬 등이 단골이다. 유명 정치인들도 즐겨온다. 18년 전 가게를 확장하며 방을 하나 만든 것도 점심시간 여의도에서부터 차 타고 오는 국회의원들 때문이란다.  

전주 콩으로 청국장 직접 띄워

30년 넘게 한결같이 사랑받는 비결은 뭘까. 단골 손님들의 말에 정답이 숨어있다. "여긴 정말 안 변했다"는 말 말이다. 일단 콩·고추·배추 같은 기본재료는 어머니가 계신 전주에서 가져온다. 예전엔 어머니가 직접 농사를 지었지만 요즘은 형수가 농사를 지어 보내준다. 청국장 만드는 방법도 그대로다. 요즘도 가게 주변의 작업실에서 직접 콩을 씻고 불려 청국장을 띄운다. 청국장 끓일 땐 양파를 많이 넣어 단맛을 낸다. 손님상에 나갈 땐 큰 그릇에 고추장과 참기름을 담아 함께 준다. 밥·반찬·청국장을 한데 넣고 비벼 먹으라는 거다. 

전주청국장은멸치로 국물을 내고 양파를 많이 넣어개운하고 단 맛이난다.

직원도 그대로다. 직원 절반이 20~30년 함께 손발 맞춘 사람들이라 다들 가족같은 분위기다. 재료와 만드는 사람이 그대로니 청국장 맛도 30년째 한결같은 것이다. 김 사장은 "패션은 변해도 입맛은 변하지 않는다"며 "한국 사람이라면 수수하고 토속적인 우리 음식을 찾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맛대맛에 소개한 후 3년이 지난 요즘도 전주청국장은 예전과 똑같다. 심지어 청국장 가격도 7000원으로 같다. 그동안 식재료나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다른 식당들이 모두 힘들어하지만 전주청국장은 가격을 지켰다. 김 사장은 "식재료값이 올라 힘들긴 하지만 우리집은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앞으로도 여기서 계속 청국장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대표메뉴: 청국장 7000원, 오징어볶음 14000원, 간장게장 3만원 ·개점:1985년 ·주소: 서울시 서초구 나루터로 70(잠원동 19-6) ·전화번호: 02-541-3579 좌석수:120석(룸 1개) ·영업시간 24시간(연중무휴) ·주차: 무료(가게 옆 전용 주차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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