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선고, '창과 방패' 숨가쁜 10개월 오늘 마침표

특검-이재용, '창과 방패' 숨가쁜 10개월 오늘 마침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검, 영장청구 '재수' 끝에 이재용 구속
4개월 주3회 재판···李 생일도 법정에서
최순실·정유라 증언···朴은 끝내 불출석
'뇌물이냐 아니냐'···쟁점 둘러싸고 공방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의 1심 재판이 25일 막을 내린다.

삼성그룹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수 구속 사태를 초래한 이번 사건은 수사 착수부터 1심 선고까지 10개월간 숨 가쁘게 진행됐다.

◇두 번의 영장청구···李 구속 이룬 특검

검찰은 지난해 10월 말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 곧장 삼성 수사에 착수했다. 11월 이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을 조사한 검찰은 다음달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에 사건을 넘겼다.

출범 직후 특검은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을 압수수색을 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어 지난 1월16일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특검은 추가 단서 확보에 돌입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고위 임원과 이 부회장을 차례로 조사한 뒤 2월14일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고, 영장 발부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을 5차례 추가 소환 조사한 끝에 특검은 수사가 종료되는 2월28일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최지성(66)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등 삼성 전 임원 4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주 3회 심리 강행···생일도 법정에서 보낸 이재용

3월9일 막을 올린 삼성 재판은 4월7일 첫 재판이 시작되면서 매주 3회씩 강행군을 이어갔다.

재판부는 4월13일 2차 공판에서 종전보다 기일을 한 차례 늘려 일주일에 세 번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사안이 많고 복잡해 주 2회 재판으론 이 부회장 구속 기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매주 세 차례 법원에 출석 도장을 찍은 이 부회장은 생일도 법정에서 보냈다. 지난 6월23일 마흔아홉 번째 생일을 맞은 이 부회장은 여느 때와 같이 검은 정장에 노란 봉투를 들고 법정에 나왔다. 얼굴 한쪽에는 씁쓸한 기색이 묻어나왔다.

미역국은 먹을 수 있었다. 이 부회장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 당일 아침 식단은 소고기미역국이었다. 공교롭게 같은 날 생일을 맞은 최순실(61)씨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어묵탕을 생일상으로 받았다.

이 부회장 사건은 재판부가 한차례 바뀌기도 했다. 애초 삼성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가 맡았지만, 이 부장판사의 장인이 최씨 일가와 인연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3월17일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로 옮겨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5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국정농단 핵심 인물 증인으로···朴은 끝내 출석거부

재판에는 최씨를 비롯한 국정농단 핵심 인물들이 증인으로 나왔다.

최씨는 삼성 재판 중 마지막 증인으로 지난달 26일 법정에 출석했다. 최씨는 "협박과 회유를 너무 많이 받았다" "정신적으로 완전히 패닉 상태다" "특검에게서 삼족을 멸하겠다는 등 임금님도 함부로 못 하는 무지막지한 얘기를 들었다" 등의 발언을 내뱉으며 특검을 비난했다.

특히 2주 전 딸 정유라(21)씨가 변호인과 상의 없이 삼성 재판 증인으로 나간 것에 대해 울분을 토해냈다. 신문에 앞서 정씨 변호인은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냈지만, 정씨가 변호인에게 고지 없이 갑자기 법정에 나오자 최씨는 "특검이 정씨를 강제로 데리고 나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씨는 증인으로 나와 어머니 최씨에게 불리할 수 있는 진술들도 거침없이 했다. 정씨는 최씨가 "삼성 말을 네 것처럼 타라"라고 했다는 말과 함께, 삼성과 승마 용역체결을 한 코어스포츠에서 약 650만원 상당의 월급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최씨 변호인은 정씨를 어미를 죽이는 뱀 '살모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국정농단 정점'인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끝내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 부정한 청탁이 오간 점을 입증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들의 법정 만남은 번번이 무산됐다.

특검은 5월17일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다음날 삼성 측도 이에 찬성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19일 박 전 대통령을 소환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재판부 명령에 불응했다.

이후 지난 2일 한 차례 더 재소환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또다시 '건강상의 이유'로 재차 불응하면서 이 부회장과의 법정 대면은 결국 이뤄지지 못한 채 재판이 종료됐다.

'비선실세' 최순실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57차 공판에 출석하며 눈을 감고 있다. 
 

◇'뇌물이냐 아니냐'···특검 vs 삼성 법정 공방

특검과 삼성 측은 최씨 주변 인물과 전현직 공무원 등을 불러 각자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정씨 승마지원 계약에 관여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5월31일 증인으로 나와 삼성이 먼저 정씨 승마훈련 지원 계획안 수립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최씨가 먼저 요청해 어쩔 수 없이 들어줬다는 삼성 측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다.

앞서 같은달 2일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2015년 독일에서 박 전 전무가 "정씨를 홀로 지원하면 티가 나니 들러리를 세워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삼성이 정씨 지원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선수를 추가 선발하려 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삼성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을 한 정황들도 나왔다. 구 삼성물산 주주인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는 법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삼성에서 찾아와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에 찬성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순환출자고리 해소 관련 업무를 담당한 공정거래위원회 서기관은 김학현 당시 공정위 부위원장이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을 만난 뒤 기존 공정위 처분을 번복해 삼성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최종 결정됐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삼성 저격수'로 알려진 김상조 공정위원장도 휴가를 내고 법정에 나와 삼성 합병이 이 부회장 경영 승계 시나리오의 일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몇몇 증인들은 청와대가 삼성 합병을 돕거나 편의를 봐준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법정에서 법적 판단으로 삼성 순환출자 안건을 재검토한 것이지, 삼성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게 아니었다며 앞서 증언한 공정위 서기관의 진술에 반박했다.

정재찬 당시 공정위원장도 삼성 순환출자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요구도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청와대 근무 당시 삼성 순환출자 처분 문제에 개입한 적 없다고 특검 주장을 부인했다.



공지 있습니다.
개인사정으로 본 사이트는 더이상 업데이트 되지 않습니다.하지만 아래 사이트에서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으니 참고 하세요.

최신 기사는 '정리해 주는 남자' 에서 고화질 사진은 'HD 갤러리' 에서 서비스 되고 있습니다.

md.sj

사건사고 오늘의이슈 주요뉴스 연예정보 상품리뷰 여행 푸드 알쓸신잡 자동차 과학이야기 HD,UHD사진 고화질바탕화면 음악소개 소프트웨어

    이미지 맵

    이전 글

    다음 글

    Issue & Star/사건.사고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