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에서 ‘생체컴퓨터’ 구현

박테리아에서 ‘생체컴퓨터’ 구현


심재율/2017년 7월 28일

 

최근 생물학과 공학이 결합한 ‘합성생물학’은 얼마 전만 해도 거의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세계를 빠르게 열어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생체컴퓨터이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바이오디자인연구소(Biodesign Institute)의 알렉스 그린(Alex Green) 교수 연구팀이 26일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논문은 어떻게 살아있는 세포가 아주 작은 로봇이나 소형 컴퓨터처럼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그린 교수팀은 박테리아의 리보핵산(RNA)을 이용해서 다양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논리회로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박테리아 세포 안에 RNA논리 게이트를 만들어, 박테리아가 마치 소형 컴퓨터처럼 작용하게 했다.


이번 연구의 결과는 지능형 신약개발이나 신약 전달, 청정에너지 생산, 저렴한 진단기술 개발에 유용하게 이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암세포 박멸이나 나쁜 유전자 소멸 등을 가능하게 할 미래의 나노 기계(나노머신) 개발에도 매우 중요하게 응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포안의 작은 컴퓨터 구현


그린 교수는 “우리는 이 같은 회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예측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는 RNA-RNA 상호작용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그린 교수는 “우리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RNA서열을 설계함으로써, 세포안에서 우리들이 원하는 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RNA발판스위치(toehold switch)를 이용해서 논리게이트(logic gate)를 설계했다. 이 논리게이트는 마치  컴퓨터가 더하기나 빼기 같은 간단한 계산을 하는 것과 같은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


세포 안에 들어간 컴퓨터를 상상한 그림 ⓒ Jason Drees for the Biodesign InstituteScienceTimes


이번 연구는 분자 컴퓨팅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연구팀은 보도자료에서 주장했다. 연구팀은 “RNA만 가지고 분자수준의 나노 기기를 만드는 방법이야 말로 매우 큰 진전으로서 그 전에는 단백질 같은 복잡한 중간매개물을 필요로 했다”고 말했다.


RNA의 4개의 뉴클레오타이드인 A, C, G, U로 이뤄진 간단한 염기쌍은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 예측가능하게 스스로 조합하면서 작용한다. 연구팀은 DNA가 이중나선인 것 과는 달리, RNA는 단일 사슬로 꼬이는 것을 이용했다.


RNA의 A, U, C, G 염기는 짝을 이뤄 묶일 때, A염기는 U염기와 묶이고, C염기는 G염기와 묶인다. 그런데  RNA염기는 천문학적인 숫자의 서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같은 특성을 이용해서 만든 회로는 동시에 많은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이같은 병렬 처리 능력은 빠르고 정확한 계산처리능력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새 연구에서 연구팀은 AND, OR, NOT 등의 논리게이트를 설계했다.  AND는 두 개의 RNA 메세지인 A 와 B가 동시에 있을 때에만 세포안에서 작동한다. OR는 A 또는 B의 하나가 있을 때 작동한다. 이같은 논리게이트들을 조합하면 다양한 계산을 할 수 있는 복잡한 논리가 생산된다. RNA 발판 스위치를 사용해서 연구원들은 AND, OR 그리고 복잡한 조합으로 이뤄진 AND 게이트를 생산한 것이다.


질병진단 등에 폭넓게 이용가능성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아주 다양한 질병을 저렴하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자원과 의료인력이 제한된 개발도상국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새로운 질병의 위협에 대처하는데 잘 맞는다.


연구팀은 최종적으로 세포들이 분자신호를 이용해서 서로 소통함으로서, 뇌와 같이 상호작용하는 그런 회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들은 보편적인 분자생명체인 RNA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생체기관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전략을 개발한 것”이라고 교수는 말했다.


아마도 미래에는 인간의 세포가 좀 더 확장된 생물학적 능력을 갖도록, 완전히 새롭게 프로그램화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그린 교수는 전망했다.


DNA와 RNA를 컴퓨터와 유사한 연산에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1994년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대학 레오나드 아들만(Leonard Adleman)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 그 이후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이뤄졌으며, 최근에는 이 같은 분자컴퓨팅이 살아있는 세포안에서도 가능함이 밝혀졌다. 박테리아 세포는 아주 간단하고 조작하기 쉽기 때문에 이 같은 실험에 사용된다.


그린 교수는 하바드 대학 와이스 연구소(Wyss Institute)에 있을 때부터 이분야 연구를 시작했으며,  분자회로에 사용하는 핵심 부품인 ‘RNA발판스위치’ (RNA toehold switch)를 개발하는 연구에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그린 교수가 박사후 과정 시절에 함께 연구한 나노기술 전문가인 펭 잉(Peng Yin)과 합성생물학자인 제임스 콜린스(James Collins) 및 파멜라 실버(Pamela Silver)등과 함께 수행한 것으로, 이들은 모두 공동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린 교수는 “첫 번째 실험은 2012년이었으며 기본적으로 발판스위치는 너무나 잘 작동이 됐기 때문에, 우리들은 분자수준에서의 응용방법을 개발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 주립대학으로 옮긴 뒤 그린 교수의 첫 번째 학생인 두오 마(Duo Ma)와 또다른 박사후 과정 학생인 김종민(Jongmin Kim)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이들 역시 공동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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