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다이어트는 ‘이색 식사법’으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시기인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살찌는 존재가 어디 말뿐이랴. 사람도 먹거리가 넘쳐나는 가을이 되면 식욕을 주체 못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무게가 늘어나게 된다.


먹거리가 넘쳐나는 가을이 되면 식욕을 주체 못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무게가 늘어나게 된다 ⓒ free image

전문가들은 가을에 식욕이 더 생기는 이유를 쾌적한 날씨에서 찾는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면의 질과 양이 좋아지며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섭식중추’와 ‘포만중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것.

섭식중추란 시상하부외측에 위치한 부위로서 음식을 먹고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역활을 하고, 포만중추는 시상하부내측에서 음식을 먹고싶은 욕구를 차단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위를 가리킨다.

포만중추가 활성화되어야 식욕 감소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음식을 먹고싶은 욕구를 차단해주는 역할을 하는 포만중추가 활성화되어야 하지만, 가을이 되면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포만중추를 자극하는 신경세포의 움직임이 약해지게 된다.

따라서 포만중추를 활성화시키려면 포만감을 제공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당분과 염분은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과 함께 기존의 식사법이 가진 단점을 개선해 주어야만 한다.


거꾸로 식사법은 과일이나 채소 등을 먼저 먹고 그 다음에 탄수화물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는 방법이다 ⓒ free image

가을에 체중이 증가하는 사람들의 식사법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패스트푸드를 입에 달고 살거나, 달고 짠 음식을 즐겨 찾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음식들은 일종의 미각(味覺)을 중독시키는 식품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의식적으로 식단을 바꾸지 않는한 다이어트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식단을 바꾸는 방법으로 자극적인 맛의 음식을 줄이는 것과 함께, 기존 식사법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식사법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 바로 ‘거꾸로 식사법’과 ‘마시멜로 식사법’이다.

역발상 식사법으로 기존 식사법 개선 필요

거꾸로 식사법이란 말 그대로 기존 식사법을 거꾸로 하는 것을 말한다.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과일을 먹고나 차를 마시는 것이 일반적인 식사법이라면, 거꾸로 식사법은 과일이나 채소를 먼저 섭취한 후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보통 사람들은 식사 할 때 밥을 먹은 다음에 반찬을 먹는다. 탄수화물을 먼저 섭취한 다음에 단백질이나 섬유소로 이루어진 음식들을 먹는 것으로서, 가장 보편적인 식사법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거꾸로 식사법에서는 과일이나 채소 등을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지방이나 탄수화물이 들어있는 음식을 먹는다. 밥 다음에 반찬을 먹는 것이 아니라, 반찬이나 디저트를 먼저 먹은 다음에 밥을 먹는 것이다.

이렇게 거꾸로 음식을 먹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를 먼저 먹으면 포만감이 커지면서 탄수화물이 주요 성분인 밥을 많이 먹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고 전체 칼로리를 낮추는 식사법이 거꾸로 식사법의 핵심이므로, 성인병의 대표 질환인 당뇨와 고혈압에도 거꾸로 식사법을 적용하면 건강한 식사법으로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참을성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된 마시멜로. 식사법의 이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 free image

거꾸로 식사법이 기존 식사법의 절차를 반대로 해서 다이어트를 하고 성인병을 예방하는 방법이라면 마시멜로 식사법은 식사를 천천히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천천히 식사를 하는 방법의 이름에 사탕의 한 종류인 마시멜로(marshmallow)를 붙인 이유는 과거 과학자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했던 유명한 ‘마시멜로와 참을성’이라는 실험 때문이다.

실험의 내용은 비교적 간단했지만,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리는 테스트였다. 네 살짜리 아이들 600명에게 마시멜로 한 조각을 주면서 15분을 참으면 한 조각을 더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아이들이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에 손을 댔고, 결국 끝날 때까지 참은 아이는 30명이었다.

본격적인 실험은 끝날 때까지 참은 3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성장과정을 관찰했더니 미국의 대입수능시험인 SAT에서 실험에 실패한 다른 아이들보다 무려 210점이나 높았으며, 30년 후의 사회적 위치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나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 실험 이후부터 마시멜로는 참을성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다시피했고, 결국에는 참을성을 기반으로 하는 식사법의 이름에도 사용하게 됐다.

마시멜로 식사법의 핵심은 식사를 시작하는 초반부보다 마무리를 하는 후반부에 먹을 음식의 양을 늘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가 고프니까 식사 초반에 많은 음식을 먹지만, 이렇게 먹다보면 적정량을 훌쩍 넘기게 된다. 그러나 참을성을 가지고 초반에는 식사량을 적게 하다가 점차 식사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체 식사량을 10이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반부와 후반부의 식사량 비율이 6:4나 7:3 정도가 된다. 하지만 마시멜로 식사법은 반대로 전반부와 후반부의 식사량 비율이 반대로 4:6이나 3:7 정도로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시멜로 식사법에 있어서 손쉬우면서도 실천하기 쉬운 훈련법으로는 ‘천천히 꼭꼭 씹어먹기’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실질적인 식사시간은 대개 10분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시간이 20분 이상 길어지면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leptin)이 나와 식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천천히 씹어먹는 것이 마음만 먹는다고 금방 되는 것은 아니다. 꾸준하게 반복하여 머리가 아닌 입이 자동적으로 천천히 씹을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천천히 먹는 방법만 꾸준히 훈련해도 혈압과 혈당을 낮출 수 있고 비만까지 예방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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