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이 흐르는 서울의 카페와 레스토랑 베스트 5

힙합이 흐르는 서울의 카페와 레스토랑 베스트 5

90BPM의 한 잔과 한 끼.
Mar 2, 2017 Food

가게의 첫인상은 오너가 결정하지만 분위기를 형성하는 건 손님이다. 공간의 공기를 좌우하는 건 결국 그곳을 채우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우린 게스트를 관찰했고, 그렇게 다섯 곳을 추렸다.

옆 테이블 남자의 멀끔한 트위드 재킷 안에는 신경 써서 깃을 다듬은 셔츠보다 슈프림 박스 로고가 자연스러운 곳. 토드 스나이더의 에지 있는 스냅백, 팔라스의 강렬한 컬러 후드, 미드나잇 스튜디오의 공격적인 팬츠, 나이키 가큐소우의 내공 있는 신발을 위아래로 걸친 채 에스프레소를 주문해도 위화감이 없는 곳. 남자끼리 파스타를 먹어도 이상할 게 없는, 종일 힙합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 스트릿 컬처의 감성으로 가득한 서울의 카페와 식당을.

U.P.P

디자인과 동기 넷이 작업실 한편에 차린 피자 가게는 이제 힙스터의 숨은 성지로 통한다. 외진 언덕을 오르고 올라 도깨비 시장 골목에 당도하기까지 여러 번 숨을 골라야 하지만, 옥상 잔디에 앉아 피자 한입에 맥주 한 모금을 곁들이면 그만한 호사가 또 없다. 화려한 이태원 뒤편에 속살처럼 숨겨진 보광동, 그 ‘서울스러운’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걱정 없이 그냥 피자나 먹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피맥으로 마음의 평화를 먼저 이룩한 네 청년의 꿈은 우주평화. 발음마저 귀여운 ‘유피피’는 유니버스 피스 프로젝트(우주 평화 기획단)의 약자다. 사회공헌과 기부를 모토로 시작한 보육원 피자 배달도 현재진행형이다. 알만한 뮤지션부터 패션계 종사자, 맛집 인스타그래머까지 다양한 고객이 찾는다. 곁눈만 보내던 동네 어르신도 최근 신규 고객으로 합류했다.

추천메뉴: 직화 로스팅 커피(4천 원). 베이컨 소시지, 달걀이 들어간 유피피 피자(2만 원)
음악 스타일: 힙합부터 EDM까지 고루 섭렵하지만, 최근에는 재즈에 심취해있다. 근처에서 방송 중인 SCR(Seoul Community Radio)의 실시간 플레이리스트도 가끔.

서울 용산구 장문로49길 104 (010-5026-9318) 

백인더데이

재야의 힙합 고수 같은 아우라의 오너가 손님을 맞는다. 힙합이라면 으레 신나는 비트를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여기서는 클럽에서 나오기 힘든 소울 풍 음악이 흐른다. 힙합이 아닌 ‘블랙 뮤직 펍’을 자처하는 이유다. 춤추기는 애매하지만 주옥 같은 곡을 소개하고, 예전 음악을 새로운 스타일로 믹스해 고객들과 같이 들을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한다. 그래서 이름도 ‘백인더데이’다. 2014년 오픈 당시 카페로서는 드물게 설치한 PA 스피커만 봐도 이곳이 얼마나 음악 중심적인 공간인지 알 수 있다. 대표가 DJ 시절에 수집한 레코드와 뉴욕과 런던 도쿄에서 공수한 흑인 음악 포스터로 매장을 꾸몄다. 오래된 흑인 음악을 샘플링한 알앤비 힙합을 들려주는 오너의 디제잉은 백인더데이만의 매력. 손님이 모이면 언제든지, 정해진 시간은 없다. 최근 합정으로 옮기며 블랙 뮤직 ‘카페’에서 ‘펍’으로 재정비했다. 음악도 사장님도 만만하지 않지만, ‘해치지 않아요’.

추천메뉴: MC를 상징하는 마이크와 스피커 모양의 에스프레소 얼음을 넣은 힙합 아이스 큐브 라떼(7천 원)
음악 스타일: 70~80년대 소울과 펑크, 90년대~현재 알앤비와 힙합. 톰 브록, 제이 지, 키샤 콜 계통의 흑인 음악

서울 마포구 양화로6길 99 B1 (02-325-0123)

아워프레임

로맨스 연극이나 마로니에 공원 같은 대학로의 뻔한 이미지와 무관한 곳. 어린 시절 힙합 뮤지션을 꿈꾸던 대표가 5년 전, 그런 혜화동에 ‘힙합 레스토랑’이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 제대로 된 간판도 없는 식당에 음악을 찾아 하나둘씩 사람이 모여들었다. 테이블마다 기념비처럼 세워진 힙합 영웅들의 액자, 복층 계단과 벽을 빼곡히 채운 힙합 명반들의 앨범 커버 장식에서 오너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주메뉴는 새우. 특제 파우더를 3번 버무린 새우를 갈릭 버터, 핫소스, 크림소스 등 각종 버전으로 완성한 요리를 선보인다. 그럴싸한 힙합 콘셉트만 내세운 레스토랑이 아니라는 것을 맛으로 증명한다. 비슷한 성향의 손님이라면 이 분위기, 이 맛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 홍대로 이사를 앞두고 있다. 서부 음악을 좋아하는 오너의 감성을 담아 이름도 ‘웨스트사이드’로.

추천메뉴: 갈릭오일과 버터 매콤달콤한 특제 핫소스에 치즈를 듬뿍 올린 스파이 쉬림프
음악 스타일: 투팍, 닥터 드레를 위시한 서부 힙합 음악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35길 19 (070-7737-5323)

플리플리

영국 스타일의 커피와 베이커리를 지향한다. 자체 로스팅한 풍부한 커피도 일품이지만, 단순히 커피 맛만 좋은 곳은 아니다. 플리플리는 하나의 복합 문화공간. 비주류 작가를 위한 임대 공간으로 시작한 카페의 역사가 매장 내 갤러리 전시로 이어진다. 두 달에 한 번씩 전개하는 전시가 벌써 열한 번째를 맞았다. 작가 선정 조건은 색깔과 비전이 분명하되 전시 경력이 없는 신인일 것. 선곡 기준도 분명하다. 이름난 앨범 대신 오직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발굴한 보석 같은 힙합 음악을 큐레이팅한다. 이 카페의 모든 것은 하나의 프로젝트다. 해외 음반사 출신의 매니저와 스태프가 합심해 월간지 만들 듯 매달 새 프로그램을 구상한다. 메뉴마다 모두 다른 개성 넘치는 플레이팅 역시 뮤지션, 타투이스트, 화가에 이르는 ‘아티스틱한’ 본업을 가진 스태프들의 감각이 발현된 작업물이다. 평소 눈여겨본 음악 작업과 신진작가, 파인아트 등 예술계의 면면을 소개하는 자체 콘텐츠 <퍼킹 오피스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추천메뉴: 네 가지 찻잎을 더치 커피 방식으로 진하게 추출해서 연유를 가미한 한정판 살롱 드 데 벨로 밀크티(7천 원)
음악 스타일: 사운드 클라운드를 통해 엄선한 힙합, 유튜브 보일러룸 채널의 날 음악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38 (02-795-4040)

랫댓

애프터 클럽이 있으면 응당 비포어 클럽도 있어야 하는 법. 랫댓은 불금에 대처하는 청춘들의 자세다. 너무 시끄럽지 않고 살짝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비트의 힙합 음악이 흘러나와 파티에 임하기 전의 기대감과 흥을 고무시킨다. 학창시절, 클럽에 가기 전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게 못내 아쉬웠던 오너의 자전적 소망을 실현한 공간이다. 본인 얼굴 실루엣으로 만든 캐릭터 네온사인이 유리 외벽과 매장 곳곳을 장식하고, 좋아하는 스트릿 브랜드 스티커로 테이블을 꾸몄다. 마치 친구네 아지트에 초대받은 듯한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이 때문이다. 그 편안함이 인기의 비결이 되어 이제 갓 오픈 1주년을 맞았지만 주말 밤이면 전력을 가다듬는 클러버들로 가득하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펍을 겸해 힙합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부담 없이 들를만한 공간이다.

추천메뉴: 말리부, 볼스피치, 피치크러쉬를 혼합한 자체 레시피 칵테일 라푼젤(7천 원)과 갈릭 감자튀김(7천 원)
음악 스타일: 매일 아침 유튜브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힙합 음악, 위켄드, ’88′ 리믹스 등의 감각적인 영상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10길 40 (010-6701-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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